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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이야기 4월 일상사연 - 조혜진님(사회복지사, 부산진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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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 건 조회 2,274 회
작성일 22-03-3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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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사연 코너는 폴 스티븐스가 제안한 인터뷰 질문에 기초해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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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부산진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 출산, 육아, 현지적응 등으로 센터 방문이 어려운 대상자들을 위한 방문교육사업,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한국어 교육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2개월차 삐약이 사회복지사입니다.

2. 이 일을 하기 위해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오셨나요?
저는 학창시절에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제 자신을 비교하고,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사람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시고, 묵묵히 기다려주시는 선생님들과 신앙공동체를 통해 제가 얼마나 가치있는 존재인지 알게 하셨고, 저는 자존감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자존감을 회복한 이후로, 저도 누군가의 자존감을 건강하게 하고 누구나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이전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발견해 한국어교육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원 재학 중, 중도입국청소년멘토링을 통해 한국어 능력뿐만 아니라 한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요소들이 한국에서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능력 향상뿐 아니라 한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해 자신의 강점과 잠재력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3. 평범한 하루 일과를 서술해주세요.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리 적어둔 수첩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방문교육사업과 한국어교육사업 담당자의 역할은 방문교육지도사 선생님들과 한국어 선생님들이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상자들은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업 특성상 직접 다문화가정을 대면하는 일보다는 서비스 연계를 위한 방문교육지도사 선생님들, 한국어교육 선생님들, 대상자들께 안내 전화하기, 원활한 서비스 제공 및 점검을 위한 서류작성, 모니터링, 교재교구를 구매 및 정리 등의 관리 업무들을 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4. 일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문화가정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한국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자 즐거움입니다. 종종 모니터링을 하거나 교육 안내차 다문화가정께 연락을 드리면 '방문교육 서비스 덕분에 아이가 한국어를 더 잘하게 되어 자신감이 생겼다.','한국어 배우는 것이 재미있다.','방문교육 서비스를 받으면서 아이가 웃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되었다.' 등의 이야기와 함께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실 때가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피곤함이 순식간에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국가의 정책에 따라 지자체의 예산을 사용해 운영되는 사업이다 보니 중앙기관의 지침을 따르면서도 교육현장의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합니다. 다문화가정, 선생님들의 여러 어려움을 보고 듣지만, 실질적으로 해결해드릴 수 없어 마음이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것이 최선의 선택일지 고민하는 것은 항상 어렵습니다. 

5. 당신이 가진 신앙은 일과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나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람들과 일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물론 항상 느끼고 배우는 대로 행하지는 못하지만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고, 저도 힘과 위로를 얻습니다:)

한 날은 다문화가정과 방문교육지도사 선생님들, 한국어교육 선생님들과 통화하면서 문득 주일말씀 본문에서 자신의 백성들의 삶에 귀기울이시고 긍휼히 여기셨던 하나님의 모습이 떠올라, 일로 전화를 했지만, 일 이야기뿐만 아니라 안부도 묻고 응원과 위로의 마음도 함께 전했습니다.

어떤 주일에는 세심하게 돌보시고 채우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닮아 저도 누군가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중에 방문교육지도사 선생님께 새로운 다문화가정을 연계해드리기 위해 예비대상자 가정에 연락을 드려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통화연결음을 듣는 순간, 선생님께서 평소에 주차에 어려움을 겪으셔서 주차공간이 있는 가정과 연결되면 좋겠다고 하신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예비대상자 가정과 연락하면서 선생님께서 방문하시는 시간에 주차할 공간이 있는지, 주차공간과 대상자의 집이 가까운 지 등을 미리 파악한 후 선생님께 알려드렸습니다. 

어느 금요일 저녁,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고 퇴근하는 길에 '뭔가 열심히 일주일을 보낸 것 같은데, 제대로 마무리된 일은 없네. 고작 몇 장의 서류를 작성했지만, 이것들을 작성하기 위해 보냈다는 걸 아무도 모르겠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일에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들의 마음과 상황을 다 아시는 분이심을 알게 되어 큰 위로와 힘을 얻었습니다.

6. 교회/신앙 공동체가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영향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삶인지 알고 있지만 때로는 주위를 둘러보니 혼자만 손해보는 것 같고, '나만 눈 감으면 아무도 모를텐데.. 이렇게까지 정직해야 하나?'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마음의 불편함을 모른 척 하고 도덕적인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정도의 적당한 삶을 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말씀대로 살고 있는 공동체원들의 삶을 통해 '나만 바보같이 손해보고 있는 것이 아니구나! 이렇게 사는 것이 맞구나!'하고 깨달아 큰 힘과 위로를 얻기도 하고, 마음이 시원해지기도 합니다.

일상을 살아가다 문득, 공동체원들 앞에서 했던 결단의 고백과 나눔들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때의 고백과 다른 삶을 살고 있을 때면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7. 위의 여섯가지 질문에 답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개인적 느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사회복지를 전공한 학부생들에 비해 뒤늦게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해서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질문에 답하면서 누군가의 자존감지킴이로 살고 싶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이 곳에 입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돌아보니 매 순간이 참 절묘하고 적절한 타이밍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분주함에 하나님의 손을 놓칠 때도 있고, 지쳐서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도 있고, 투정부리며 도망갈 때도 있지만 하나님은 변함없이 제게 좋은 공동체와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끊임없이 하나님을 닮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계신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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