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2019년 6월 일상사연 - 이동현님(야드 트렉터 운영하는 장비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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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9-06-01 23:57본문
일상사연 보러 가기 => https://1391korea.net/bbs/board.php?bo_table=main_story&wr_id=322
우리 회사는 주야간으로 교대 근무하는 2개조 2교대로 운영합니다. 1주일은 주간 근무 1주일은 야간근무로 돌아가면서 일하며, 한달의 2번은 조교대를 위해 주야간연속근무(24시간근무)를 하게 됩니다. 주간근무일 경우 아침 9시에 현장에 투입되어 저녁 8시에 나올수 있고, 야간근무는 그와 반대로 저녁 8시에 투입되어 아침 9시에 나오게 됩니다. 주간은 11시간 야간은 13시간을 현장에 있으며 주간에는 3시간, 야간에는 2시간을 교대자랑 번갈아가며 총 8~9시간을 장비에 탑승하여 운영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현장 내에 있는 대기실에서 쉽니다. 현장에 100여대의 YT가 움직이고 그중에 내가 탑승하는 장비의 일렬명칭이 YT543호, 그래서 현장에서 일할 때에는 ‘YT543호 기사님’으로 불립니다.
결혼과 함께 본격적으로 영상제작하는 일에 힘썼으나 실력이 모자란 탓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였고,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되는 ‘가장’이라는 책임감에 과감히 접고, 아무런 경력도 없고 그저 면허만 있으면 일할 수 있는 이곳, 부둣가, 항만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특별하게 일이 있거나 약속된 일, 모임 같은 경우는 일을 마치고 만나기 어려워서 휴무일을 신청해서 진행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 끼리는 주간 근무 마치고 교제의 시간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의 하숙생 수준으로 집에 있습니다.
일하면서 즐거움을 찾을수 있는 것은 어떤 프로젝트를 완수하였을 때의 성취감, 혹은 일상과 다른 일에 대한 기쁨 등이 있을텐데 저희들의 일은 매일 반복적이라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늘도 아무 사고없이 잘 지냈구나’가 우리 일터에서의 보람입니다. 배 하나의 일을 다 처리했다고 뿌듯하기보다 또 다른 배가 들어오고 있으니 매일이 일의 연속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본능에 가깝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성경 속의 이야기나 메시지들이 리얼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고 새로운 관점에서 묵상되면서 하나님이 일하시는 섭리를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이 일을 하면서 노예시절을 살아간 요셉을 많이 생각합니다. 주인의 명령 혹은 관리자의 명령대로 살아야하며 험하고 힘든 일을 했을 모습, 쉬는 시간 없이 육체적 노동으로 일했을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삶에 하나님이 함께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험하고 위험한 일터에서 하나님 당신이 돌보신다는 것을 잘 깨달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배우게 됩니다. 매일 반복되고 장비를 타고 현장에 나가면 혼자 탑승하고 일하기 때문에 피곤하고 힘든 것을 핑계 삼아 시간만 때우고 게을리 처리하기 쉽지만, 혼자 있어도 하나님이 보고 계신다는 마음 그리고 하나님이 돌보신다는 생각으로 일상을 바라보게 되니 다른 사람들처럼 되지 않는 저의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일하는 모습이 다르기 때문인지 쉽게 관리자의 눈에 들게 되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쉽게 무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움은 일하는 곳의 사람들이 험하게 살아온지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은혜의 모습(갈등으로 생기는 다툼에서 잘 대해주는 것이나,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들)으로 다가가면 '호구'가 되기 쉽고 무시 당하거나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할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도 피해가 올까봐 피하거나 힘이 되어 주지 못하기 때문에 혼자 감당하며 피해를 보는데… 그럴 때면 마음이 많이 힘이 듭니다.
그런 인식을 교회 공동체 식구들과 나누면서 일상의 신앙을 배우면서 바뀌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식당을 운영하며 배달 일을 다니기도 했고, 공장 생산직에서 일하기도 하고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편한 일, 사무실에서 앉아서 하는 일, 월급을 제대로 받는 일을 한다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일을 하나님이 거룩하게 하시고 운영하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제가 하는 일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일하지 않으면 항만은 멈춰버립니다. 넓은 공간에 30톤이 넘는 화물을 빠른시간에 하역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품과도 같은 나의 일이고 위치이지만 사회가 돌아가고 세워지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에는 당나귀 방울에도 성결이라고 적혀있다고 했습니다. 우리 일이 짐 나르는 당나귀와 같은 모습입니다. 힘들고 하찮은 일. 사람들이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짐 나르는 당나귀들의 방울소리가 시끄러워서 사람들에게 구박 받지만 하나님은 그런 곳에서도 일이 거룩하며 하나님의 일이라고 하심을 깨닫게 됩니다. 그 일을 거룩하게 하는 것 저 같은 사람들이 들어가서 일하면서 바꾸어 가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예수님도 목수였는데 여기서 일하면서 깨닫는 것은 의자나 식탁등 가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집을 지을 때 거푸집을 만들거나 대들보를 세우거나 문을 만드는 건축 노동자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분도 험한 사람들과 함께하셨고 그 일을 하시며 거룩하게 하시며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가셨듯이 같이, 내가 하는 일도 그렇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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