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이야기 2월 일상사연 - 정성환님(국책연구소 연구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5-01-30 09:29본문
* 일상사연 코너는 폴 스티븐스가 제안한 인터뷰 질문에 기초해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1.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 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있습니다. 과기계 출연연구기관은 대부분 대전에 본원이 있으나, 우리 연구기관은 창원에 본원이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부서는 스마트그리드연구본부인데, 신재생에너지원을 전력계통(소위 산위에 있는 전선 네트워크)에 연결하여 우리가 일상적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분야를 연구합니다. 신재생에너지는 태양 빛이 있을 때, 밤낮없이 바람이 잘 불 때등 자연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데, 저는 이렇게 발전된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순간적으로,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2. 이 일을 하기 위해 그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오셨나요?
- 처음부터 연구원이 되겠다고 꿈꾼 건 아닙니다. 암울한 80년대를 지내면서 IVF 지도교수를 해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석사과정에 진학했고, 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한 곳이 현재 저의 직장입니다. 당시 출연연구기관은 석사과정을 했어도 고학력(?)이였으나, 지금은 대부분이 박사 학위가 필수입니다.
3. 평범한 하루 일과를 기술해 주세요.
- 4시반쯤 일어나 새벽기도 가고, 6시쯤 아파트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잠깐의 QT, 아침식사후 8시쯤 출근을 시작합니다. 교통체증을 뚫고 8시반쯤 낙동강을 건너 9시전후로 창원에 있는 연구소에 도착합니다. 커피를 내리고 마시면서, 논문과 관련 자료 보기, 보고서 작성, 회의등을 하고 오후 5시쯤(임금피크제 때문에 단축근무)은 퇴근을 시작하여, 출근과는 역순으로 남해고속도로를 통해 낙동강을 건너 7시쯤 집에 옵니다. 저녁먹고 탄수화물 소비를 위해 1시간 정도 걷고, 11시쯤 취침에 들어갑니다.
4. 일을 통해 얻은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 흩어져 있는 기술을 모아 집약하고, 자신의 기술적 아이디어를 가미하여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에 기쁨이 있고, 수요자에게 복리를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어려움이라는 것은 자신의 한계, 협업과 성과 도출에 대한 압박감, 인간관계가 있습니다.
5. 당신이 가진 신앙은 일과(日課, daily work)와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 연구 과제를 수행하여 성과를 배분할 때, 과제책임자로부터 공평하지 않게 성과배분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책임자가 되면, 같은 방식으로 되갚아 주고 싶은 갈등이 생기지만, 저는 처음부터 정해진 성과배분을 합니다. 능력과 돈보다 인심과 사람을 얻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적 원리로 살려고 하면 다소 무능(?)으로 비치거나 악용하게 할 수 있으나, 나중에는 동정과 인간다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6. 교회/신앙공동체가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어떤 영향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 80년대 군사독재와 민주화의 시대적 흐름에서 착한(?) 교회생활을 하다가 IVF를 만났습니다. IVF에서 신앙 훈련과 세계관, 역사의식, 내가 가 있는 곳의 지성사회 복음화(80년대 ivf의 비전, 지금은 캠퍼스와 세상속의 하나님 나라 운동)를 배웠습니다. 지금은 교회의 항존직분자로서 이 꿈을 실천하여, 교회를 개혁하고 인구절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교회가이겨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7. 위의 여섯 가지 질문에 답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개인적 느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직장에서 은퇴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연금을 수입원으로 생활하고 삶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여정에 있는데, 아직도 위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하면서 아직도 고민하고, 갈등하고 애써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좋기도 합니다. 육신은 연약해지겠지만 전에 가졌던 생각은 연약해지지 않고 싶습니다.
* Seidman(2006)이 제시한 심층면접의 구조(생애사적 질문/현재의 경험/의미에 대한 숙고)를 참조하였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