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상황주의자' 바네겜의 주저이자, 1967년 처음 출간된 이래 68년 혁명 세대의 바이블로 여겨지던 책.
제 2판 서문을 통해 저자는 책의 의미와 본질을 이렇게 말한다. "1968년에 생존을 산 채로 해부한 이 불법 작품은 갑자기 사람들의 감수성의 벽을 뛰어 넘었다." 라울 바네겜은 이제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바네겜은 당시 자신의 신념을 이렇게 표현했다. "굶어 죽을 가능성이 있는 세계일지언정, 권태로 죽을 가능성이 있는 세계와는 바꾸지 않을 것이다." 저자에게 권태는 소외, 더 정확히 말하면 죽음, 질병, 고통 같은 자연적 소외가 아니라 모욕, 고립, 외양에 대한 굴복 등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소외가 체계적으로 낳은 산물이다.
그런데 이 사회적 소외가 가장 첨예해진 곳, 그래서 권태가 사람들의 영혼을 잠식할 만큼 만연한 곳을 저자는 연대세계의 일상생활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누가 소외를 주관하는가? 그것은 소비자본주의의 권력자들이다. 저자가 말하는 '일상생활'의 혁명'은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정언 명령이다.
라울 바네겜 (Raoul Vaneigem) - 프랑스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드보르(Guy Debord, 1931~1994)와 함께 "20세기 최후의 아방가르드"로 불리는 상황주의인터내셔널을 이끈 핵심 이론가이다. 벨기에 에노 주(州)의 레신느에서 태어난 바네겜은 1952~56년 브뤼셀자유대학에서 로망스어 문헌학을 공부한 뒤 1961년 상황주의인터내셔널에 가입한다. 1970년 상황주의인터내셔널을 탈퇴하기까지 10여년 간, 바네겜은 수많은 논문과 팸플릿을 통해 정치체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변혁하는 것이 진정한 혁명이라는 상황주의자들의 구호를 체계화하는 데 공헌했다.
특히 드보르의 <스펙터클의 사회>와 같은 해(1967년)에 출간된 <일상생활의 혁명>은 이듬해인 1968년 프랑스 전역을 뒤흔들며 전세계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68년혁명의 숨은 원동력이었다. <스펙터클의 사회>가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스펙터클에 관한 정치적, 이론적 분석이라면, <일상생활의 혁명>은 이런 스펙터클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급진적 주체성에 관한 철학적, 실천적 사색이었다. 당시 프랑스의 학생들은 이 책의 몇몇 구절들을 점거된 학교 담벼락에 쓰는 것으로 자신들의 지침서가 된 <일상생활의 혁명>과 그 지은이 바네겜에게 경의를 표했다.
1970년 11월 14일, "더이상 상황주의운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고백한다며 상황주의인터내셔널을 탈퇴한 바네겜은 그 뒤로도 <즐거움의 책>(1979), <자유영혼의 운동>(1986), <당신들을 지배하고 있는 죽음과 그 죽음에서 벗어날 기회에 대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고함>(1990), <인류의 권리선언문: 인권의 지양으로서의 삶의 주권>(2000), <시장사회의 철폐를 위하여, 살아 있는 사회를 위하여>(2002) 등을 발표하며 시장과 임금체계의 논리를 거부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욕망을 해방시킬 수 있는 정치학, 자유롭고도 자기규율적인 사회질서 등을 구상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주형일 - 서울대학교 신문학과(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6대학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파리1대학에서 미학 DEA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국민대, 성공회대, 성균관대 등에 출강했고, 현재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이미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영남대출판부/2006), <사진: 매체의 윤리학, 기호의 미학>(인영/2006), <영상매체와 사회>(한울/2004)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섬광세계: 텔레비전 현상에 대한 에세이>(한울/2005), <중간예술>(현실문화연구/2004), <소리 없는 프로파간다>(상형문자/2002), <문화의 세계화>(한울/20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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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일상적 영원성(제2판 서문) 초판 서문
1. 권력의 전망
1. 무의미한 시니피에
- 불가능한 참여, 또는 구속의 총합으로서의 권력 2. 모욕 3. 고립 4. 고통 5. 노동의 실추 6. 감압과 제3의 힘
- 불가능한 소통, 또는 보편적 중재로서의 권력 7. 행복의 시대 8. 교환과 증여 9. 기술, 그리고 기술의 매개된 사용 10. 양적인 것의 지배 11. 매개된 추상화와 추상적 매개
- 불가능한 실현, 또는 유혹의 총합으로서의 권력 12. 희생 13. 분리 14. 외양의 조직 15. 역할 16. 시간의 유혹
- 생존, 그리고 생존의 거짓된 항의 17. 생존의 고통 18. 불안정한 거부
2. 관점의 전복
19. 관점의 전복 20. 창조성, 자발성, 그리고 시 21. 노예 없는 주인들 22. 체험의 시공간과 과거의 교정 23. 단일한 삼위 : 실현, 소통, 참여 24. 중간세계와 새로운 순수 25. "당신들은 우리를 우습게 여기는 거요?"의 후속 : 당신들은 그리 오래 우리를 우습게 여기지 못할 거요
혁명적 노동자들에게 축배를!
옮긴이 후기 - 착한 아이를 어떻게 악하게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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