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 일상기도

죽음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우리를 사랑하셔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 우리가 주님을 믿고 세례를 받음으로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게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또한 이를 통해 영생을 누리며 당신 안에서 새 소망을 갖고 살 수 있게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이땅에서 당신과 동행하는 삶을 누릴 뿐만 아니라 죽음의 순간과 죽음 이후에도 당신과 함께할 수 있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한 마음과 겸손한 모습으로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할 수 있도록 도우소서. 바로 오늘 이 시간 살아있음에 온전히 충실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 사람에게 정해진 이 죽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주시는 꺼지지 않는 소망 가운데 늘 머물 수 있게 하여 주소서. 비록 우리의 숨결이 사그라들 때 쇠약해진 육체와 질병의 고통으로 힘겨울지라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잠시 이별하는 아픔에 눈물 짓는다 하더라도, 죽음을 통과해 생명으로 우리를 맞아주시는 당신을 온전히 바라보게 하여 주소서.

주님, 죽음을 통해서 일하시는 당신을 신뢰할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붙잡아 주소서. 그래서 오직 당신 안에서만, 당신의 손을 통해서만 죽음이 추하고 끔찍한 것이 아니라 당신의 선하신 목적 안에서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음을 신뢰하도록 붙들어 주소서. 우리 자신의 죽음을 제대로 준비할 뿐 아니라 죽음을 앞둔 이들을 온전히 도울 수 있도록 사랑과 지혜를 주소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 가운데 있는 자들을 진정으로 위로하고 함께할 수 있는 진실한 마음을 주소서.

주님, 때로는 갑작스러운 사건사고로 불시에 죽음이 엄습해 오는 것을 봅니다. 황망한 마음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수많은 질문을 던지는 연약한 우리의 마음을 헤아려 주소서. 우리와 함께해 주신다는 당신의 약속에 힘입어 숱한 의문을 가지고 당신 앞에 나올 때, 신실하신 주님이 우리의 손을 잡아 주소서.

주님, 우리가 삶을 통하여 당신께 영광 돌리듯이 죽음을 통하여도 당신을 예배하며 당신께 영광을 돌려드리게 하여 주소서. 주님 안에서 가족들과 화해하고 사람들과 화평하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저희가 죽음을 통해 용서와 화해와 위로의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 죽음의 순간에도 다가올 삶을 향한 믿음의 증거를 나누는 모습이기를 원합니다. 그러니 주님, 죽음의 과정에서도 당신을 향한 믿음과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부활의 소망을 드러낼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

주님,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죽음을 회피하지 않고 온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진정 오늘을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신비로운 역설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오늘도 죽음을 이기신 당신을 바라보며 소망 가운데 살아갑니다. 당신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면서 사나 죽으나 당신 안에 있는 참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이 기도문은 IVF 학사회보 <소리> 2016년 6월호에 게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