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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많고 청소년 학습에 관심이 많아 집 근처 청소년 복지관을 방문했다. 봉사자로 등록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해야 했는데 ‘직업’ 란에 ‘무직’이라고 썼다. 글로 나의 상태를 ‘직업 없음’으로 표현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또 청소년들이 내게 ‘선생님은 직업이 뭐에요?’라고 물어볼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얼버무렸다.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지만, ‘무직’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책임하고 게으른 느낌까지 전달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많은 사람이 ‘취업준비생’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무직’보다 ‘학생’이라…
변방, 다른 목소리로 함께하는류재한(지방대 시간강사)8월 25일 오후 2시부터, 10회 변방의 북소리가 “20대를 중심으로” 열렸습니다. 그동안 변방의 북소리는 “젊은 연구자 및 대학원생, 관심자들이 서로 공부 과정을 나누면서 상호 격려하고 배우는 모임”이면서 “일상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양한 관점으로 사유하면서 공부의 즐거움과 함께하는 기쁨을 누”리는 공간입니다.이런 변방의 북소리는 매번 새로운 의미를 열어냅니다. 10회 변방의 북소리를 준비하면서, 우리 안에 공유되었던 문제의식은 고령화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일 모레 마흔인 저…
욱 하는 엄마의 희망사항이하정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민낯을 자주 본다. 좋은 엄마가 되기는커녕 그냥 엄마가 되기도 힘들다. 아니, 점점 괴물이 되어 간다.우리 첫째 진호는 너무 잘 운다. 친구들이 놀리는 말에도 마음이 상한다.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만들기나 그림 그리기가 누군가의 방해로 조금만 망가져도 경악하듯 울어 재낀다. 사람도 너무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고 순진해서 무슨 얘기든 진지하게 잘 듣고 반응하는 착한 아이인데 울 때는 정말 싫어진다. 왜 우는지 물어보지만 우는 진호 자체가 이미 맘에 들지 않아서 이유는 어찌됐든 울음을 그…
일상의 기도, 일상의 노래고은영(맨발동무도서관 사서)“인간은 사소한 반복이 주는 안락으로 삶을 버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요일이 있어야 6일이 경쾌해지고, 월급날이 있어야 나머지 29일이 의미 있어지고, 생일이 있어야 364일동안 선물을 기다릴 수 있다. 과장하자면 그렇다. 일주일과 한달과 1년의 구분이 없다면 우리는 아마도 일상성의 도를 깨닫거나,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멸종했을 것이다.” (김중혁 '바디무빙' 중에서)며칠 전, 어느 에세이의 프롤로그에서 저 문장을 읽다가 속으로 끄덕끄덕거렸다. ‘학교’라는 시스템을 졸…
엘비스클럽의 매력이원석(교육컨설팅 나비 대표)2008년 가을 어느 날 제가 근무하는 사무실 길 건너편 오피스텔에 있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식구들이 찾아왔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성경공부 모임을 만들려 한다며 참여를 제안하였는데 당시 새로운 직업에 적응 중이었고 교회생활에 대한 고민도 많았던 터라 곧바로 승낙하였습니다. 그러나 결정적 이유는 “예습할 필요 없이 참여하면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성경공부의 중요성은 늘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준비과정 때문에 부담스런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니... 이…
캠페인을 디자인하다!이진웅(디자인산새봄샘 대표)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아울러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기를 바랄 것이다. 나 또한 처음 디자인을 공부할 때 상업적이고 큰 규모의 디자인을 하여 공공의 디자인으로 세상에 울림을 줄 수 있기를 바랬었다. 계몽적인 디자인을 하여 게릴라 형태로 한 지역을 택해 도배하듯 게시하여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고 그 관심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함께 행동하게 하는 그런 디자인... 그러나, 지난 19년간 현장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가…
김유민어느 나른한 오후, “얼굴 책”을 들여다 보다 ‘일상학교’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뭐 하는 학교지?’ 하고 생각했다. 한 마디로, ‘책을 읽고 다과를 나누면서 수다 떠는 학교’다. 돈, 공동체, 자본주의, 사랑, 미디어 등등 우리 삶 전반에 관한 책들을 함께 읽는다.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참석 가능하다. 책, 커피, 좋은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세 가지가 모두 있는 곳. 그래서 나는 일상학교를 다니게 되었다.공자님이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하랴!” 일상학교에서 나는 이 말씀을 몸으로 느낀다. …
최명락(TGIM 울산점장)안녕하세요? 현재 TGIM 울산점장을 맡고 있는 최명락이라고 합니다. Thank God, It’s Monday! TGIM의 슬로건입니다. 마침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바로 월요일입니다! 그리고 TGIM 울산점 모임이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어느새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일상에서의 거룩함을 꿈꾸는 마음으로 TGIM을 기다리던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4년이 흘러갔습니다. 부족하지만 TGIM 울산점을 통해 느낀 감사한 스토리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저는 20살 대학생 시절에 대구대 IVF 공동체…
2016년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연구원들의 이야기홍정환 자료개발위원“…… 신중함과 의로움과 경건함으로 이 세상에 살고”(딛 2:12b) 바울 사도의 권면을 읽던 중 목이 콱 막혔다. “신중함”에서 호흡이 멎는 것 같았다. “의로움과 경건함”에는 가보지도 못한채 첫 단계에서 탈락이란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이 지적하기 전에 스스로 인정하는데, 신중함은 나와 거리가 먼 덕목이다(그보다 더 거리가 먼 것을 굳이 꼽자면 ‘성실함’). 나는 천성이 경박하고 충동적이다. 흥미가 일지 않으면 쉬이 움직이지 않고 일단 흥미가 동하면 앞뒤 잴…
일상사연 일상 속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지혜 최인기 / (IVF 춘천지방회 대표간사, 본 연구소 실행위원) 이제 간사 8년의 사역을 잠시 정리하고 신학연수 3년 과정에 들어간다. 정리할 것들을 둘러보니 8년간 쌓아둔 책들이 이리 많을 줄이야. 이 모든 책들을 집에 재정리 해두려면 새로운 책장이 필요했다. 인터넷 이곳 저곳을 뒤지고 여러 가구점을 다녀도 마음에 드는 책장이 없거나 혹 맘에 드는 것이 있어도 감당할 재정이 충분치 않았다. 그래서 큰 맘 먹고 난생 처음 직접 책장을 짜보기로 했다. 밤을 새가며 설계도를 그렸다. 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