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여는사연 | 봄(spring)과 봄(seeing) > 여는 사연

2024년 3월 여는사연
봄(spring)과 봄(seeing)

점심을 먹고 연구소로 얼른 복귀하여 오후 스터디를 하려는 데 좀 걷자고 누가 제안합니다. 바람은 아직 쌀쌀하지만 봄기운 완연한 새로 난 회동 저수지 둘레길을 걷기로 합니다. 얼마 전 <변방의 북소리>로 방문했던 순천 매산동의 홍매화에 봄을 갑자기 마주쳤다면, 저수지 길 걷다가 만난 산수유화와 나뭇가지에 올라오는 새 움들은 봄기운을 물씬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여러분의 봄은 어떠신가요?

학습공동체인 ETT에서 읽고 있는 책은 <선교적 성경해석학 Reading the Bible Missionally>입니다. 2013년 칼빈신학교에서 열렸던 컨퍼런스에서 발제된 원고들을 모은 이 책은 사실은 미션얼운동의 초기인 2002년부터 축적된 성서신학계의 성경읽기 혹은 성경해석학에 대한 숙고의 결과물입니다. 2023년에 번역 출간되었고 이제야 우리 국내 학계에서도 미션얼성경해석 혹은 미션얼성서읽기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고 있으니, 매우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소는 <미션얼컨퍼런스>를 주관하던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성경을 하나님의 선교의 관점으로 읽고 목회자들은 그런 관점에서 설교를 해야 할 필요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왔습니다. 더불어 연구소의 초기부터 “일상의 눈”으로 성경을 읽는 <엘비스클럽>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미션얼성서읽기를 해 왔습니다. 3월 학기 시작과 더불어 2020년 코로나 시기에 다루었던 시편을 4년 만에 다시 이어서 보기로 했습니다. 엘비스클럽 해석 공동체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온라인 방식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데 장점이 많습니다. 특히 세계 어디서나 참석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의 장점입니다. 매 주 금요일 밤 9시부터 두시간정도 진행되는 엘비스클럽을 통해서 미션얼성서읽기, 미션얼성경해석이 무엇인지 경험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현재 연구소는 <살롱드식객>에서 나디아 볼즈웨버의 [어쩌다 거룩하게]를 읽고 있고, 3월 14일부터는 10주간의 <온라인 리프레임 과정>을 시작합니다.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생활을 다른 눈으로, 혹은 믿음의 눈으로 신선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낙담되고 구차한 매일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예레미야가 보낸 편지는 이렇게 삶을 다른 눈으로, 믿음의 눈으로, 신선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가게 한 모든 포로에게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너희는 집을 짓고 거기에 살며 텃밭을 만들고 그 열매를 먹으라 아내를 맞이하여 자녀를 낳으며 너희 아들이 아내를 맞이하며 너희 딸이 남편을 맞아 그들로 자녀를 낳게 하여 너희가 거기에서 번성하고 줄어들지 아니하게 하라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 (렘 29:4-7).”

우리의 비루하고 반전이 없을 것 같은 일상 속에서 평화를 구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새로운 눈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성경을 새로운 눈으로 읽고 다양한 책이나 자료들, 만남을 통해 새로운 눈을 얻게 되도록 저희 일상생활사역연구소가 꾸준하게 여러분을 돕겠습니다.

우리의 3월, 봄(spring)이 새로운 눈을 통해 “세상의 평화, 복이 되는 일상”을 꿈꿀 수 있는 그런 봄(seeing)의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삶, 일, 구원 (3191) 지성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