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BiS Club 창세기 44장 1절-34절 요약 101119 > ELBiS Club

뭔가 작품이 나오기 위해 산고를 치루는 분위기가 44장의 분위기입니다. 야곱의 12아들이 다 등장하지만 요셉은 뭔가 끝까지 밀어 붙이는 역할을 하고 있고 유독 유다가 앞장을 서서(대화의 거의 절반이 유다의 말임) 형제들이 처한 곤경에서 자신이 책임을 지려는 입장을 이야기합니다. 형제들의 입장에서는 아마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 이런 일로 자신들을 어렵게 만드시는 하나님, 어쩌면 자신들의 삶에 대해 벌하시면서 등지시는 하나님이라고 생각하였을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하나님의 부재의 순간에도 하나님은 어쩌면 요셉을 통하여 일하고 계십니다. 현재로는 혼란을 경험하고 괴로움이 있겠지만 이런 류의 괴로움은 마치 산고와 같아서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회복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계기가 되는 데 요셉은 충실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몰차게 느껴지고, 이렇게 까지 감정적 소모를 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복수”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43장과 45장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모습을 고려한다면 감정적인 복수가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형들을 대한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비록 본문에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요셉이 하나님과의 관계속에서 충실하게 형들을 이야기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결국 유다는 긴 이야기를 다시 정리하는 역할을 하게 되고 이런 이야기들의 회상과 정리가 결국에는 책임있는 관계로, 화해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은 전체적으로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날드 밀러의 <천년동안 백만마일> 이 주는 메시지를 참고하시라)

특히 오늘 본문에서는 유다와 관련하여 두어가지 생각이 듭니다. 하나는 유다의 긴 가족사의 정리에는 유독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많다는 것입니다. 유다는 아버지를 “노인”“흰머리”라고 언급하면서 아버지를 불쌍히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지난 세월 가족을 버리고 딴 길을 찾아 보려 했던 38장의 사건을 고려해 볼 때 아버지와의 관계에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유다의 인생만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하더라도 우여곡절이 많은 인생이었습니다. 한때는 38장의 다말사건에서처럼 가족을 떠나 뭔가를 추구하다가 넘어지고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던 유다입니다. 요셉과 관련해서도 죽이지 말고 팔자(37:26-27)고 제안한 것 처럼 유다는 책임감있는 인물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본문에도 유다는 전체에서 책임을 지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의 리더십과 설득력있는 말들은 결국 창세기 50장 8절에서 13절에 걸친 야곱의 축복의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또 하나 생각하게 되는 것은 전체적으로 야곱, 요셉, 유다 그리고 그의 형제들이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Aging) 있고 이 가정에 심각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흘러 가게 될 때 하나님의 손안에서 풀려나가게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콩가루 집안이라고 해야 옳을 이 집안, 자식들이 많아 바람 잘 날 없는 이 집안도 이들이 나이가 들고 세월이 지나가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이야기의 결말을 향해 가게 되는 모습을 오늘 본문에서 보게 됩니다. 비록 현재가 참기 힘들고 고통스럽고 하나님이 이해되지 않아 보여도 하나님은 우리의 나이듦속에서 일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일,삶,구원 지성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