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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연구소 ELBiS Club 창세기 30장 1절-24절 요약 1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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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6,124 회
작성일 10-03-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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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iS Club 창세기 30장 1절-24절 요약


29장 31절부터 시작된 야곱의 네 아내의 자녀를 낳는 이야기의 연속입니다. “낳다”라는 단어가 단연 반복됩니다. 후문맥인 25절이후는 산업인 양과 염소를 낳는 이야기이니 창세기 30장의 표면적 주제는 “많이 낳는 것” 즉 다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산은 고대에는 특별히 축복이었으니 야곱과 그 가정이 어떻게 축복을 받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동시에 30장 전체가 던지는 메시지는 이 축복이 야곱과 그 가족이 잘 나서 얻게 된 축복이라기 보다, 야곱과 그 가족의 어떠함에도 ‘불구하고 ’의 축복이라는 것입니다.


1절부터 24절까지 본문에서는 라헬과 레아의 경쟁관계, 대결구도가 선명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라헬을 약간 부정적으로 레아를 약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피장파장입니다. 라헬은 아마도 야곱을 독차지하고 있지만 “야곱에게서 아들을 낳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지배욕구가 강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헬을 묘사하는 단어들은 “언니를 시기”(1절)하고, “억울”해 하며(6절), 언니와 “크게 경쟁”하고 있다고 느끼며(8절), 부끄럽다(23절)고 느끼고 있습니다. 레아는 반면 그 사용하는 언어가 비교적 온화 온순한 것 같지만(특히 자녀들의 이름을 부치는 점에서) 그녀 또한 만만치 않게 뚝심을 갖고 이 경쟁구도에서 지지 않습니다. 15절을 보면 레아는 라헬에게 “남편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레아가 지은 아이들의 이름의 무난함이 오히려 더욱 라헬을 격동시켰을 지 모를 일입니다.(라헬 8번, 레아 9번?)


전반적으로 여성들에 의해 가정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이름을 부치는 일까지 라헬과 레아의 몫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미 창세기 24장의 리브가 집안의 내력을 보아 알지만 상당히 여성의 발언권이 강한 내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예:리브가의 어머니 밀가의 뜻은 여왕). 전반적으로 이런 여성들의 용호상박(龍虎相搏)이 가정에 어떤 분위기와 압박을 주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장면이 두어 군데 나옵니다. 우선 2절을 보면 야곱이 라헬에게 “성을 내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대를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겠느냐?” 아마 홧김에 이렇게 이야기해 놓고 야곱은 이 말 때문에 라헬의 말을 더 잘 들어야 했을지 모릅니다. 14절을 보면 레아의 장남 르우벤이 합환채(mandrake, 그 뿌리가 일종의 최음효과가 있는 식물)를 들에서 얻었을 때 그것을 그의 어머니 레아에게 드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제법 이 즈음에는 장성하여 있을 르우벤이 뭔가 집안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자기의 어머니의 어려움을 돕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16절을 보면 레아가 들에서 들어오는 야곱을 영접하면서 “내가 내 아들의 합환채로 당신을 샀노라”라고 이야기하고 야곱은 그 이야기를 듣고 레아에게 들어가 동침하는 장면에서도 웃지 못할 일들이 이 가정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됩니다.


왜 창세기는 이스라엘의 출발(시조)이라 할 수 있는 야곱의 열두 아들의 출생과 관련하여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이렇듯 솔직하게 가족사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을까하는 생각에 미치게 됩니다. 대부분 시조와 관련된 역사는 멋있게 치장하려 할 텐데 이렇게 리얼한 가정의 치졸한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을까?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이 잘 나서 택하심을 받은 민족이 아니고 오히려 콩가루 집안이지만 하나님께서 생각하시고 (22절) 소원을 들으(17, 22)셨기 때문에, 다른 말로 하나님이 택하셨기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오늘 본문은 주려 하고 있습니다.


야곱의 가족사처럼 지금 사는 상황의 일상적인 생활에 매몰되면 크게 여겨지고 목을 매다는 문제들도 사실은 멀리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며 하나님께서 그 뒤에서 섭리하시고 조율하신다는 것 또한 이 본문을 통해 보게 됩니다.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지 라헬이나 레아나 다 자기 생겨 먹은 기질대로 아등바등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주도권은 하나님이 갖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아등바등, 이전투구의 하나님의 백성의 일상다반사를 무시하지 않으시고 그들의 일상다반사속에서 드리는 신음소리를 들으시고, 생각하시는 분이십니다.


일,삶,구원 지성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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