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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ELBiS Club 전도서 9장 1절 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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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1,426 회
작성일 21-12-0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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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BiS Club 전도서 9장 1절 18절 211203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in God’s hand) 있다!” “하나님이 조종하신다(1절)!”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대단한 신앙고백이지만, 그 맥락을 상실하고 만트라(주문)처럼, 교리적인 캐치프레이즈처럼 그치게 될 때 실제 생활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무의미한 말이 됩니다. 파악하기 힘든 시절을 살아가는 회중들에게 노련한 소통가 혹은 스토리 텔러로서 전도자(코헬렛)은 이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맥락을 제대로 제시하면서 그 신앙고백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안에 있다”라는 문장이 죽은 진술이 아니라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헛되고 허탄하게 보이는 날들(9절)가운데서 염세주의나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고 일상생활을 더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회중을 인도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8장에서 하던 이야기의 강화입니다. 1절이 왜냐하면, 그래서(So)라는 접속사를 품고 있습니다. 8장에서 이미 상투적인 하나님 이야기, 일반적인 지혜를 넘어 이해할 수 없는 세상, 그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했습니다. 바로 그 “하나님”을 9장 1절이 받고 있는 셈입니다. 상투적인 하나님이해, 교리에 그치는 지식적인 하나님이해는 권선징악, 고진감래, 사필귀정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하나님을 만들어 내고 맙니다. 만일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하나님, 인간이 파악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일하심이라면 사실은 하나님이 조종하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조종하는 것, 인간의 지배 속에 있는 하나님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의인이나 악인이나(2절의 6겹의 표현) 모두가 같은 운명 즉 죽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2절-3절), 그리고 11절에서 18절에 보이는 예들을 통해 보는 인간사의 아이러니들은 인간이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헛되고 덧없는 부조리일 뿐입니다. 인간이 이해할 수도 파악할 수도 없는 현실 속에서 인간은 하나님이 없다거나, 하나님이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될대로 되라 하는 마음으로 자기 마음대로 살수도 있고, 혹은 너무 실망하고 낙담하여 염세주의나 비관주의속에서 생을 놓아 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현재의 운명과 아이러니를 넘어서 이해하기도 파악하기도 어려운 하나님의 주권으로 이해하게 될 때 그제서야 삶의 의미들이 새로워 지는 것입니다.

 

7절에서 10절은 식욕, 미적인 욕구, 성욕, 성취욕을 장려하고 긍정하는 말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내용은 8장 15절 “나는 생을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에게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 세상에서 일하면서, 하나님께 허락받은 한평생을 사는 동안에, 언제나 기쁨이 사람과 함께 있을 것이다.”하는 말씀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맥락 없이 문자적으로 받아들여 실천한다면 아마 쾌락주의 혹은 될대로 되라식의 막가파 삶의 윤리로 치닫고 말 것입니다. 분명 이 권면은 맥락이 있는 것입니다. 삶의 비참한 현실과 아이러니에 순응하거나 낙담하고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주권을 알기 때문에 삶을 적극적으로 대하라는 권면입니다.

 

이런 예가 어쩌면 14절부터 18절에 이야기하고 있는 성을 구한 가난한 지혜자일 것입니다. 분명 이 부분은 11절에서 12절에 이어 삶과 역사의 아이러니를 다루는 본문이지만 이 충격적인 아이러니(13절)속에서 우리는 전도자가 추천하는 삶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을 보게 됩니다. 지혜로 성을 구하였지만 가난하기 때문에 멸시를 받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결국 오래 기억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이 만일 하나님이 조종하신다는 관점을 가졌다면 그는 그속에서도 7절에서 10절에 말하는 삶을 누리고 즐기는 태도로 살았을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힘을 다해서(10절)” 하였기 때문에 그는 지혜로 그 성을 구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판단하기에(전도자가 표현하기에) 큰 충격을 받을 만큼(13절) 세상의 방식은 이 가난한 지혜자를 몰라 주지만 이 가난한 지혜자는 여전히 덧없고 헛된 삶이지만 그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17절과 18절이 말하는 “지혜”를 따르면 상식적으로 따라 올 것이라 예상하는, 사필귀정, 고진감래의 결과가 생기지 않을 지라도 이런 인생의 아이러니마저 자신의 감정을 소모하게 만들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하나님이 조종하신다”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한 교리적인 외침이나 주문과는 구별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다스리신다!”라고 지금 우리가 말한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요? 분명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재 형편은 참 실망스럽고 낙심되는 상황입니다. 착한 사람은 모멸을 당하고 악한 사람은 잘되는 것은 비일비재하고 선과 악이 뒤바뀌어 있는 것 같은 이야기들을 들으면 속에서 화가 나고 진정이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아등바등 대의를 품고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회의가 들 때가 많습니다. 결국은 악인도 호의호식하다가 죽고 의인도 애쓰면서 대의를 지키면서 가난하고 구차하게 살다가 역시 죽습니다. 권선징악, 사필귀정, 고진감래는 찾아 볼 수 없는 삶의 현실입니다. 아이러니가 가득한 역사의 현실속에서 낙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그 대의 그 꾸준한 삶을 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눈에 보이는 현실이 다가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다스리신다!”

 

삶,일,구원(3191) 지성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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