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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연구소 ELBiS Club 아가 7. 오르막길(3,6-11)_ 17041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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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선약수
댓글 0 건 조회 5,673 회
작성일 17-05-0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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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오르막길(3,6-11)_ 170417월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을 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와 관련된 사소한 물건까지도 다 사랑스러워 보인다는 말이지요. 임을 향한 여인의 시선이 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임과 혼례를 치르는 날, 목동인 임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솔로몬 왕의 행차라도 되는 듯 묘사하는 여인의 노래에 귀기울이다보면 확실히 그래보입니다. 콩깍지가 제대로 씌인 것입니다.
임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여인은 임을 수행해온 사람들도 대단하게 묘사합니다. 이스라엘의 정예 군인 육십 명이 완전무장을 하고 행군하는 것처럼 표현하였습니다. 일종의 신랑 들러리 역할을 해줄 사람들이 주로 신랑의 동무들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짐작컨데 여인이 정병으로 묘사한 육십명은 아마도 목동들일 것입니다. 사랑하면 목동들의 행진도 솔로몬 왕의 행차 처럼 위풍당당하고 아름답게 보이나 봅니다.
그런데 황홀한 향기를 연기나 구름 처럼 흩날리는 임의 등장은 묘하게도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에서 인도했던 구름기둥/불기둥을 연상시켰습니다. 레바논의 재목으로 만들어 금은과 가죽으로 장식한 가마는 이스라엘 진의 중추를 이루었던 언약궤를, 무장한 정병의 행군은 연약궤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이스라엘 백성을 연상시켰습니다. 여인과 임이 그토록 기다리던 결혼은 이스라엘의 광야길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유대인들은 유월절 행사에서 <아가>를 낭독했습니다. 이집트에서 종살이 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킨 그날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오늘 이 노래가 울려퍼지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위에 나열한 연상들이 무리한 억측으로 치부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출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되며,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주님이 되시는 혼인잔치와 같은 절기가 유월절이었으니까요.
한데 유월절을 보내고 벅찬 감격으로 출발한 자유민의 여정이 이른 바 ‘광야길’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참 묘합니다. 결혼식의 감격 뒤에는 고단하게 함께 걸어가야할 진짜 삶이 있으니까요. 문득 “오르막길”이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못 볼 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일지 몰라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오른다면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사랑해 이 길 함께 가는 그대여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가끔 바람이 불 때만 저 먼 풍경을 바라봐
올라온 만큼 아름다운 우리 길
기억해 혹시 우리 손 놓쳐도
절대 당황하고 헤매지 마요
더 이상 오를 곳 없는 그 곳은 넓지 않아서
우린 결국엔 만나 크게 소리 쳐
사랑해요 저 끝까지

- 홍삼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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