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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문화 #9. 달력과 일상생활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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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신
댓글 0 건 조회 5,073 회
작성일 13-09-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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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문화 / 일상영성과 사물 묵상 / #달력

<달력과 일상생활의 영성>

정한신(일상생활사역연구소 기획연구위원)

1. 달력을 보는 일, 시간을 의식하는 일

  매일의 일상에서 달력은 그야말로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달력을 본다. 달력은 연 단위로 되어 있는 것, 월 단위, 일 단위로 되어 있는 것 등 종류가 많지만 연, 월, 일 단위로 시간을 의식하고 살아가도록 돕는 도구인 것은 동일하다. 우리는 매일 달력을 보면서 오늘이 어느 시점의 시간인지를 파악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계획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우리는 달력에다가 간단히 일정을 메모하기도 하고 가족이나 지인의 기념일을 기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달력이 등장해서 보다 편리하게 일정 관리를 할 수 있다.
  하나님이 시간을 창조하신 이래로, 낮과 밤의 변화, 계절의 순환 등은 인간이 시간을 인식하도록 해 주었다. 그리고 이를 계량화하여 달력에 표현함으로써 인간의 삶은 보다 규모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달력을 보면서 어떤 영성적 태도를 가져야 할까? 이는 기본적으로 시간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관련되어 있다.

2. 시간의 청지기로 부름받은 우리

  애들 알버그 칼훈은 "청지기적 삶이란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유익하게 하고자, 하나님의 선물인 자원, 시간, 재능, 재산을 자발적으로 후하게 드리는 것"(애들 알버그 칼훈, 영성훈련핸드북, IVP, 2008, 290면)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의 시간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것임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이 시간을 성실하게 관리하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는 일에 시간을 드려야 한다. 우리는 시간의 청지기로 부름받았고 따라서 달력을 기록할 때에도 이러한 우리의 정체성에 부합하게 행해야 한다. 우리가 만약 달력을 기록하면서 오직 우리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계획한다면 우리는 청지기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규모 있게 계획하고 시간을 알차게 쓰는 것도 청지기적 삶의 일부이지만 우리에게 맡겨진 시간을 이웃들을 위해 나누는 것이 빠져있다면 이것은 온전한 청지기직의 수행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달력에 이웃을 섬기는 일과 그 시간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일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일과 안식의 역동적인 균형 - ‘빨간 날’에 대한 청지기적 태도


  시간의 청지기라는 측면에서 소위 ‘빨간 날’(쉬는 날)에 대한 태도도 정립해야 한다. 달력을 보면서 빨간 날에 가장 먼저 관심이 가고 이 빨간 날을 기다리는 모습은 어쩌면 자연스럽게 보인다. 일하는 것이 그 자체로 예배가 되고, 하나님과 함께 창조활동에 동참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어가는 의미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쉼과 여가를 가지는 것도 안식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회복을 경험하며 누리는 것이 된다면 이것 역시 예배가 될 수 있다. 특히 끝없이 더 많은 일을 하도록 요구하는 세상 속에서 과감하게 쉼표를 찍고 참된 안식을 추구하는 것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믿음의 태도이기도 하다. 일과 안식의 역동적인 균형이 필요하며, 이것은 안식하는 날을 제정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따르는 일이다. 한편, 주일날만을 기다리며 평일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태도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빨간 날과 휴일과 휴가만을 기다리며 사는 태도도 일상생활의 영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문제가 있다. 일년 365일 모두를 감사하게 살아가면서 일하는 날에도, 쉬는 날에도 동일하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삶이 되어야 한다.

4. 사람에 우선순위를 두는 시간 계획 - ‘기념일’에 대한 태도

  달력을 기록하다 보면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며 무엇에 가치를 두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한 사람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일과 과업으로 부름받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먼저 ‘사람’을 향하여 부름받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가족들과 교우들, 우정관계를 나눌 친구들과 복음을 나눌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한 시간을 계획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매년 새해가 되면 가족들과 교우들, 친구들과 관련된 기념일을 표시하고 이를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이 일을 한 달 단위나 일주일 단위로 해 나가면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사람들의 존재에 대하여 감사하고 기념하며 사람들을 돌보고 우정을 쌓아가는 시간들을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 무엇이 중요한 일인지를 정하고 시간 사용에 반영해야 한다.
  
5. 오늘을 사는 삶

달력을 기록하다 보면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미래를 향하게 된다. 이것이 창조적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믿음 가운데 미래를 소망하는 모습이 된다면 귀한 일이지만 많은 경우에 미래를 미리 계획하는 것이 근심과 걱정으로 이르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또한 미래의 목표가 너무나도 중요하여서 그것에 마음을 온통 빼앗겨 버리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늘 미래를 생각하고 미래를 위해서만 살다보면 오늘의 삶은 미래를 위한 준비나 미래를 위한 끝없는 염려로 채워지기 쉽다. 하지만 참된 지혜는 오늘을 사는 것이다. 미래를 위하여 더욱 오늘을 성실히 살아야 하는 것이고, 미래를 염려하기 보다는 오늘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거에 얽매여 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의 상처나 아픔을 부여잡고 오늘도 그것들에 늘 마음을 두고 살고 있다면 오늘의 삶은 금방 시들해질 것이다. 우리는 지나버린 과거도, 다가올 미래에 대하여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주신 오늘을 가장 귀하여 여기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할 때 과거는 새로운 의미를 입게 되고,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 <일상과 문화 / 일상영성과 사물묵상>은 부산극동방송에서 매주 금요일 아침 7시-7시5분간 방송되는 <일상과 문화> 코너에서 다룬 이야기를 글로 풀어서 나누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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