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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톡톡크리스찬 #55 채무(빚)(1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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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신 댓글 0건 조회 3,582회 작성일 10-01-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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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CBS 방송 -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2009년 1월 18일 방송분 준비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정한신 기획연구위원

주제 : 채무(빚)

* 참고자료

- 최은상, 채무란?, 소리 2007년 6월호, 22-25면

- 이영선, 되도록 빚지지 않고 재정을 잘 관리하는 법 : 빚으로부터 자유하기, 소리 2007년 6월호, 26-29면

- 양희송, 빚진 자들에게 희망을, 소리 2007년 6월호, 36면

- 방선기, 그리스도인의 일상다반사, 포이에마, 2009, 156면

▲ 들어가면서 - 채무의 무게

현대 사회의 금융구조는 사람들로 하여금 채무와 함께 생활하도록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경제적인 삶에 상응하는 재원을 늘 상비하고 있지 못한 형편 때문입니다. 때로는 갑작스러운 사고나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빚을 져야만 생활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집을 구입하게 될 경우 대출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입니다. 때로는 채무는 자발적인 투자의 일환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비자발적이고 감당할 수 없는 채무입니다. 이러한 채무는 한 개인이나 가정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쉽게 몰고 갑니다. 또한 채무는 결코 자기 자신의 개인적인 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가족과 동료, 나아가서는 후손의 미래까지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채무라는 일상,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태도로 바라보고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 채무의 긍정적 측면

적절한 규모와 적절한 용도의 은행 채무는 개인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재산형성에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은행 채무를 조금 얻어(즉 지급능력 내에서 빌려서)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는데 충당하고 이를 적절하게 잘 갚아가는데 집중하여 전세보증금 만큼의 재산을 형성하는 경우입니다.

또한 우리나라가 건국 초기부터 외국 자본을 빌려서 그 돈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그 다음에 빌려온 돈을 상환하여 지금은 상당한 수준의 부자나라가 되어 있는 것도 채무의 긍정적 측면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구약성경의 안식년 법, 희년 법은 모두 민간인 간의 채무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은 민간인 간의 채무 현상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으로 전제하면서 그 채무 현상으로 인한 폐해를 규제하고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있지, 채무 자체를 원천적으로 죄악시하거나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 채무의 부정적 측면과 청지기적 인생 관리

그러나 미래에 대하여 대비하지 않은 채 오직 현재에만 몰두하고, 당장의 소비를 미래의 불행과 바꾸면서까지 얻어내려고 신용카드를 지급능력을 초과하여 사용한다든지, 과다한 채무를 떠안는 경우 채무는 한 사람과 그 사람이 속한 공동체를 위험으로 빠뜨리는 원인이 됩니다. 무책임하고 무절제하며 무계획적으로 살아가는 삶은 감당하지 못할 채무를 부르는 것입니다.

또한 채무는 자신의 노력으로 축적한 자산을 가지고 미래의 효용과 가치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 없이 미래적인 효용을 현재로 끌어 당겨서 미리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역으로 돈을 빌려다가 써버린 자는 자신의 미래를 미리 소비해 버린 것에 해당하므로, 미래에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하지만, 자기 노동의 열매를 자신이 쓰지는 못하고 채권자에게 넘겨주어야만 합니다. 자기 노동의 열매를 채권자에게 넘겨주어야만 한다는 것은 자기 미래를 채권자에게 넘겨주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갖습니다. 따라서 채무 채권의 관리는 다름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관리하는 것이고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좀 더 멀리 보면 자신의 후손들의 운명까지도 관리하는 것입니다.

▲ 성경과 채무

성경은 채무 현상의 부정적인 측면을 관리 통제하는데 집중합니다. 채무자가 정상적으로 자기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최후에는 자기의 노동력을 제공하거나 토지 사용권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채무를 상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채무자에게 돈이 떨어졌다 해도 자신의 신체와 조상이 물려준 토지는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토지를 담보로 하는 채무는 49년을 한도로 하였고 노동력을 담보로 하는 채무는 6년을 한도로 규정하였습니다. 돈을 빌리는 것을 허용하되,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여 한도를 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하나님의 법을 준수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채권을 회수하려면 노동력과 토지 외에는 다른 변제 수단이 없는 채무자에게는 6년간의 노동력과 49년간의 토지사용료에 해당하는 한도 내에서 빌려주어야 했습니다. 이와 같은 한도 설정은 금융 시스템의 마비를 예방할 뿐 아니라, 변제능력이 제한된 채무자의 경제적 기본권의 유지를 위해서도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즉 아무리 많은 빚을 지었다 해도 최장 6년만 강제 노동을 제공하면 다시 자유인이 될 수 있으며, 아무리 많은 빚을 지었다 해도 최장 49년 후에는 자신의 토지를 다시 찾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채권자가 양보하거나 희생하는 것은 거의 없거나 아주 없었습니다. 결국 성경은 채권자나 채무자 중 어느 한 쪽을 편들기 보다는 채권·채무관계를 건강하게 규제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성경의 정신을 정리해보면, 채권자는 채무자의 변제능력을 고려하여 그 한도 내에서 돈을 빌려주고, 채무자는 자신의 변제능력을 초과하여 채무를 얻지 않도록 예방하자는 것이고, 채무자의 최소한의 경제적인 기본권을 유지해 주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불필요한 채무 예방하기

생애 주기에 따라 얻게 되는 구조적인 채무 외에 불필요한 빚을 예방하기 위해 몇 가지 생활 원칙이 필요합니다.

1. 빚보증은 어떤 경우(형제기간에라도)에라도 서지 말아야 합니다. 잠언은 빚보증의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가르침을 줍니다. “보증이 되는 자는 손해를 당하지만 보증 서지 않는 자가 평안하다(11:15).” “지혜 없는 자가 남의 보증을 선다(17:18).” “남의 빚에 보증을 서지 말라(22:26).” 인맥으로 얽혀진 한국 사회에서 빚보증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통제 범위 밖의 위험요소를 안고 사는 것은 불행의 씨앗을 키우는 것입니다. 정 거절하기 어렵고 마음이 불편하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 범위 내에서 소액이라도 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돌려받기 어렵다고 생각되더라도 그 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을 것입니다.

2. 빚을 내서 무리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교회 내에서도 빚을 내어서 부동산과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것을 별로 문제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무리하게 자산을 늘리려하고 불로소득에 가까운 높은 수익을 노리려는 욕망들이 가득하여 집을 팔아 주식이나 다단계에 투자하는 것은 재고해야 합니다. 투자를 하고 싶다면 근검절약을 통해 종자돈을 마련하여 투자하고 종자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면 마련되는 동안 건전한 재테크에 대한 지식을 늘려가는 일에 힘쓰는 것이 좋습니다.

3. 빚을 지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지출’을 적절히 통제해야 합니다. 수입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지출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주거래 카드 한 장만 남기고 다른 신용카드를 없애고, 무분별한 충동구매를 억제하는 훈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영적 훈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교회의 역할

그렇다면 채무의 문제에 대하여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이 시대 교회들은 빚진 자들이 하나님의 우선적 관심대상이라는 점을 선포하고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위한 대안들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다윗의 아둘람굴에 빚진 자들이 모여든 것처럼 이들에게 위로와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교회가 마이크로크레디트 운동을 펼치는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마이크로크레디트는 영세민의 자활을 돕기 위해 공여되는 무담보 소액 대출을 일컫는 말입니다. 교회의 헌금들 중 일부를 이를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고 나누는 실제의 사례도 존재하며 이를 통해 채무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 이웃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일은 더욱 확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 나가며

자본과 금융시장에 축적된 거대한 돈 덩어리들은 가만히 있지 않고 스스로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부단히 자기 운동을 합니다. 즉 어딘가로 찾아가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리려 하고 누군가에게 빌려주어 이자를 받아내려고 합니다. 이 돈 덩어리들의 자기 확장 운동은 현명하고 사려 깊게 예측하고 활용하는 자에게는 축복된 기회가 될 것이지만, 무분별하게 덤비거나 일단 쓰고 보자는 식으로 살아가는 자에게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과 후손의 인생까지도 함께 파멸시키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30:9-10)

이 성경말씀처럼 자족하면서 사는 것에 익숙해 진다면 불필요한 빚을 지는 일은 없어질 것입니다. 빚으로부터 자유하다는 것은 내 자신을 플러스로 만들어 선하고 아름다운 일을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 채무를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우리의 유일한 주인이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 우리가 채무로 인하여 돈의 종이 되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주시옵소서. 끝없이 소비하려는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깨어있게 하여 주시고, 자족하는 마음을 주시옵소서. 또한 필요에 따라 부득이하게 채무를 부담하게 될 때에는 변제능력을 고려하여 빌려주고 빌리는 지혜를 통하여 하나님의 법을 준수하기를 원합니다. 아울러 채권자로서는 채무를 매개로 채무자를 지배하고 억압하며 생활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의 경제적인 기본권을 존중하는 성경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그리고 교회가 빚진 자들의 위로가 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잘 전달하고 이들을 돕는 일에 창의적으로 헌신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고, 이러한 일들이 더욱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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