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2017년 10월 일상사연 - 일상을 배우다. 나누다. 새롭게하다(권은선, 일상학교 울산 모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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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웹지기 작성일 17-10-02 00:09본문
일상을 배우다. 나누다. 새롭게하다
(권은선, 일상학교 울산 모임 참가자)
내 나이 33살, 신랑은 28살. 조금은 세월의 격차를 안고 결혼한 지난 2016년의 봄.
처음에는 주말부부로 떨어져 1여년을 보냈다가, 함께 보내게 된지 6개월이 지나가는 가을이다.
요즘 우리 부부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일상학교’ 모임처럼 함께 낭독을 하거나 각자 책 읽는 시간을 갖는 게 하루의 일과처럼 되어가고 있다. 부부가 함께 책을 읽는 낭만적인 결혼생활의 모습을 생각하고 그런 삶의 모습을 바라고 있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함께 책을 읽는다는 건 정말 손발이 오글거리는 모양새인 것 같고, 책 좀 읽는 척, 잘난 척 하는 것 같아서 먼저 이야기 꺼내기도 힘들었는데, 지금 우리에겐 이 시간들이 참 자연스러워졌다. 일상학교의 표어처럼 일상을 배우고 나누고 새롭게 하는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최근에는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이라는 칼 필레머 교수의 책을 집에서 함께 읽으면서 ‘Lesson 22. 절대 화난 채로 잠들지 마라’ 파트에 깊이 공감한 적이 있다. 공감과 현실 적용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신랑보다 나이도 많고 사회생활도 나름 더 많이 한 여자라는 자부심에, 권가의 고집 센 성격까지 더해진 채, 연애하고 결혼하면서 먼저 사과해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먼저 사과를 전해오는 신랑을 향해 난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며 쉽게 화를 풀지도 않았다. 그런 우리 관계에 이 책의 한 구절은 변화를 일으켰다. 그날은 용기 내어 화가 난 채 누운 신랑을 향해 먼저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말을 전했다. 순전히 저 구절 하나 덕에 우린 한층 더 친해졌다. 마음의 빗장이 사라지는 그 기분!
일상을 배우고 나누고 새로워지는 경험으로 채워간다면 세상살이가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내 생각과 내가 아는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고, 함께 위로를 나누는 사람들 속에서 웃고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면 다음날 눈 뜰 때 조금 더 세상이 따뜻해 보이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울산의 로터리에서 빵빵 소음으로 화내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근현대사 자료보다 자기 계발 책을 필요로 하던 우리 신랑이 더 부드러워지고 다양한 책을 읽게 되었다. 모든 책을 직장에서의 성공 비법으로 적용하던 내가 내면에 더욱 집중하고, 세상물정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 부부를 이끌어 준 ‘일상학교’의 운동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래본다.
끝으로 책의 요약 정리를 기똥차게 잘해주시는 정한신 일상학교 PD님, 결혼 선배의 삶을 보여주고 나눠주는 로운이네 부부, 그리고 함께 참여해주었던 일상학교 울산 모임 식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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