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9월 일상사연 : 어떤일상_마지막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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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웹지기 작성일 15-09-01 09:13본문
일상사연
어떤 일상 _ 마지막 출근
김나선 / (IVF 남서울지방회 대표간사, 본 연구소 실행위원)
8월 31일. 마지막 출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요즘 사역마무리와 함께 이사에 결혼준비까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다. 차를 타면 이내 잠이 든다. ‘사당역입니다’라는 안내 방송에 간신히 눈을 뜨고 버스에서 내렸다. ‘마지막’이라는 것에 무슨 감흥이 있을 법도 한데 난 그저 피곤하기만하다. 매달 말일은 간사들의 급여를 지급하는 날이다. 사무간사가 오전 11시 현재까지 들어온 금액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여전히 맨 아래 칸에는 빨간색으로 ‘-’가 찍혀있다. 이번 달은 100%를 지급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 저기 재정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계산기를 두들기고 오늘 남은 시간동안 들어 올 금액까지 예상 한 후, 사례를 지급한다. ‘이번 달에도 필요를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합니다’라는 짤막한 기도를 드린다.
다른 날과는 달리 내 앞에 내일부터 남서울지방회를 감당할 신임 대표간사님이 앉아계시다. 오늘은 재정파트에 관한 인수인계를 하는 날이다. 그러나 간사님도 지난주에 경인지방회 수련회를 치르시느라 체력이 바닥이시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잘 들어오지 않으신단다. 나의 LTC 리더였던 그 분이 이제 나의 후임님이 되신다. 평소에 존경하고 사랑하는 간사님이시기에 마음이 편하다. 떠날 때 신뢰하는 분에게 사랑하는 공동체를 의탁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래서인가 염려는 되지 않는다.
결산과 인수인계를 마무리 한 후, ‘남서울간사회’ 가톡창에 몇 가지 공지사항과 “그동안 함께 해서 즐거웠고 감사했습니다”라는 짧은 작별인사를 남긴 후 채팅방을 나왔다.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돈다. 그러나 애써 울음을 참았다. 앞으로도 ivf와 관련된 여러 채팅방에 작별 인사를 하고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점 점 이별을 실감하겠구나 싶다. 98년, 대학을 졸업한 후 18년 동안 활동학사와 전임간사를 했기에, 아직 ‘간사’라는 이름을 내려놓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너무나 익숙한 간사라는 일상에서 앞으로 한 동안은 전업주부로, 간사의 아내로 살게 된다. 도대체 그건 어떤 삶일까?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다만 새로운 삶의 자리에서도 묵상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늘 내게 허락하신 사람들을 사랑하며 사는 것을 놓지 않기를 때때마다 기도하고 있다. 간사여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이기에 내가 살아가는 자리가 어디이든 기본에 충실하며 살고 싶다.
그런데 오늘이 진짜 마지막 출근이었나?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어떤 기분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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