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이야기 11월 일상사연 - 김지홍님(파티쉐, 경주 소재 베이커리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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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5-10-30 17:24본문

1.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 경주에서 사워도우가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파트타임을 일하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충전물(크림) 생산, 빵에 들어가는 재료 손질, 오렌지케이크, 사워도우 성형 등을 하고 있습니다.
2. 이 일을 하기 위해 그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 오셨나요?
- 현재 일과는 관계없는 여러 일을 해왔습니다. 학부는 조각학과를 전공하고 대학원은 미술교육을 전공했습니다. 미술과외, 방문미술, 초등학교 돌봄교실(미술수업), 생태어린이집 숲선생님, 부산문화재단과 연계된 사업을 하는 문화예술강사,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초등방과후 교사, 한옥스테이를 운영했었고 3년 전 제과·제빵 기능사를 취득하고 경주에 있는 케이크 전문점에서 근무했고 현재는 TAK이라는 사워도우와 카다멈번이 유명한 베이커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가끔 누군가가 “그 전에는 무슨 일을 하셨어요?”라는 질문을 할 때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전혀 관련도 없는 여러 일들을 나열하면 상대방의 신기함 혹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보게 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동안 여러 일에 최선을 다해왔고 진짜로 원하고 이루고 싶은 일을 찾고 있는 여정에 있습니다.
3. 평범한 하루 일과를 기술해주세요.
- 최근 6개월 전에 웰니스 전문가 과정을 공부했었는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이 많은 편이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돌보는데 집중합니다. 7시쯤 기상해서 몸이 피곤하면 가벼운 요가를 합니다. 간단한 집안일을 하고 출근 준비를 합니다. 버스로 15분 거리에 있는 직장에 출근을 해서 5시간 근무 후에 퇴근을 합니다. 2시쯤 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오후는 주1회 전통모사 수업(목요일)과 떡 만들기 수업(금요일)을 듣습니다. 수업을 가지 않는 날에는 책을 읽거나(경주시립도서관 교환독서) 저녁 시간까지 쉬거나 남편의 휴무날 데이트를 합니다. 가끔 생각이 많아져서 머리가 아프면 짧은 호흡 명상 또는 바디스캔을 합니다(하루 명상 어플리케이션 이용). 저녁을 먹고 주2회 그룹피티 또는 러닝을 합니다. 근육이 뭉친 곳이 있으면 저녁에 반신욕을 하거나 폼롤러로 근육을 풀어줍니다. 그리고 10시 반쯤엔 잠을 잡니다.
4. 일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 최근 이직한 직장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 커피와 빵이 정말 맛있는 곳이라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되면 저도 멋진 사람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근무하는 사람들의 진지한 태도와 여유로운 무드를 배우고 싶었습니다. 저는 공부도 일도 취미도 작정을 하고 끝까지 몰아붙이는 성격이라서 스스로를 힘들게 합니다. 이번 직장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이직한 직장에서는 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으로 지원했고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제공되는 맛있는 커피와 빵을 맛 볼 수 있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손으로 하는 모든 일은 흥미를 가지는 편이라 일 자체가 재미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즐겁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려움은 나를 괴롭히는 나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 나를 믿지 못하는 마음과 자신 없는 모습이 마음을 어렵게 합니다. 확신이 없을 때는 일을 하면서 주저하게 됩니다. 그 주저하는 모습을 알아차릴 때 나 자신이 싫어집니다. 내가 만든 감옥에 있으면 업무에도 실수가 생기고 눈빛도 흔들리게 됩니다.
5. 당신이 가진 신앙은 일과(Daily work)와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예)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태도나 방식, 일터에서 인간관계 등에 있어서 신앙은 어떤 영향을 주고 있습니까?
- 저는 예민하고 민감한 편이라 평소에 긴장을 많이 하고 사람과 거리를 둡니다. 신앙은 그것들을 허물게 합니다. 하나님이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편안하게 다가가게 됩니다. 사람을 관찰하면서 생기는 나의 판단도 내려놓게 합니다. 어떠한 편견으로 사람을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 자체로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일생을 생각하면 억울했던 마음도 내려놓게 됩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일을 할 때 주저하거나 손에 땀이 많이 나는데 하나님 앞에서 내가 어떤 존재임을 떠올리고 심호흡을 하면 두려움이 사라지는 경험을 합니다. 그래서 다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6. 교회/신앙 공동체가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영향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 부산에 있는 윤슬공동체와 Church M에서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요일에도 근무를 하게 되어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예배 공동체가 없었다면 저는 일만 하는 기계가 되어있었을 것 같습니다. 목표의식이 뚜렷한 편이라 해내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공동체와 함께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IVF 공동체에서 친구가 슬픔은 함께 하면 반이 된다고 했는데 그때는 그것의 유익을 잘 몰랐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30대 중후반을 맞이하면서 공동체와 슬픔을 함께 하니 반이 되는 경험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저의 반을 짊어 주는 공동체에게 늘 감사합니다. 그 덕분에 저도 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조금은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삶에도 관심이 생기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해지고 관찰하게 됩니다.
7. 위의 여러 가지 질문에 답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개인적인 느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제가 살아온 모든 여정은 혼자 할 수 없었음을 더욱 깨닫습니다. 지금 저의 옆에 든든한 구름 기둥이 되어주는 남편 운주에게 감사하고 늘 따뜻한 사랑을 주는 차재상 목사님, 정혜선 사모님 그리고 함께하는 윤슬공동체, Church M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소중한 친구들 한 사람 한 사람 다 감사합니다.
가끔 하루가 허탈하고 힘들 때, 지금의 감사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하루를 살아내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 Seidman(2006)이 제시한 심층면접의 구조(생애사적 질문/현재의 경험/의미에 대한 숙고)를 참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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