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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2019년 5월 일상사연 - 박혜진님(언어재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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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94회 작성일 19-05-0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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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일상사연 - 박혜진님(언어재활사)
* 일상사연 코너는 폴 스티븐스가 제안한 인터뷰 질문에 기초해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1. 무슨 일을 하고 계시나요? (What do you do for a living?)
저는 병원에서 언어재활사(언어치료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언어를 이해하거나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 말을 할 수는 있지만 발음이나 목소리 등의 문제로 자신의 의사를 명료하게 전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일을 합니다. 지금은 이비인후과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주로 성대에 질환이 있는 환자들과 청각 장애로 언어발달이 느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습니까?(How did you come to be doing the work you now do?)
학부와 대학원에서 언어치료학을 전공하였고, 국가고시를 통해 자격을 획득하여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기간 동안에는 검사하거나 치료하는 방법을 관찰하고 실습하는 트레이닝 과정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3. 어떻게 일하시는지 평상시 하루 일과를 이야기해주세요.(Describe what you do in an average day?)
제가 일하는 병원은 오전 9시에 진료를 시작하고 8시 30분까지가 출근 시간입니다. 환자를 만나기 전 준비해야할 것들이 있기 때문에 매일 늦어도 8시까지는 치료실에 도착합니다. 부서 내에서 이루어지는 회의나 발표 등이 있는 날에는 7시 전후로 출근하고요. 업무 준비 시간에는 검사에 사용하는 기기들을 점검하거나 세팅하고, 소독/폐기 물품 등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나면 미리 예약된 환자 목록을 확인한 후에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합니다.

매일 주된 업무는 크게, 예약된 검사/치료의 준비 및 실행과 당일 의뢰된 환자들의 상담으로 나누어집니다. 예약된 환자를 만날 때는, 이전 상담 시 기록해두었던 정보를 확인하고 검사를 실시한 다음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미리 작성해 둔 치료 계획에 따라 치료를 실시하고 매 시간에 대한 치료 결과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당일 의뢰된 환자들의 경우는 그날 의사선생님께 진료를 받고 치료가 필요해서 방문하게 된 환자들인데, 예약이 빈 시간이 있으면 바로 검사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예약된 환자들 간의 사이 시간을 빌어 상담 후 다른 날로 예약을 잡습니다. 결과 보고서 작성과 치료 계획서 작성에도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해서, 예약이 비어있는 시간이나 정규 업무가 마치는 5시~5시 반 이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4. 일하시는 중 마주치게 되는 문제(이슈)가 있다면 무엇입니까?(What are the issues you face in your daily work?)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한 가지는 환자가 얼마나 빨리 나아지는지 그 진전과 관련된 문제이고, 다른 한 가지는 환자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의 문제 입니다. 물론 증상이 얼마나 빨리 개선되고 좋아지는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 진전 속도가 더디면 환자의 성향과 치료 과정을 보다 주의 깊게 되짚어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성격이 조금 급하고 조바심을 내는 경향이 있어서, 때론 여유있게 환자의 경과를 관찰하지 못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검사와 치료 비용의 문제는, 환자들이 접하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인 것 같은데요. 제가 담당하고 있는 검사, 치료 중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일부이기 때문에 환자가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검사/치료가 필요하지만 비용문제로 상담단계에서 치료를 포기하시거나 중단하시는 경우도 간혹 있고요. 이 경우에는 주의 사항이나 자가 개선 방법을 안내해드리고 있는데, 경미한 문제를 가진 환자라면 감수하고 생활하시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추후에 더 나빠진 뒤에 재방문하시는 경우가 잦아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

5. 당신의 믿음이 그런 문제들을 다룰 때 어떤 점에서 뭔가 다른 도움이 됩니까?(What difference does your faith make to how you deal with those issues?)
생각보다 환자의 호전이 더디다고 느껴져서 염려될 때마다,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묵상하며 기도합니다. 물론 원인을 찾거나 더 나은 치료 방법을 고안하기 위한 연구도 함께하지만요. 제가 파악할 수 있는 선에서 환자의 성향과 문제를 다 확인했다 해도, 사람인 저의 시각이나 능력만으로 완벽하게 알고 완벽하게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은 스스로를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나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치료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구하며 기도하는 것이, 언제나 제게 큰 도움이 됩니다.
6. 매일 하시는 일을 소명이라 생각하십니까? 어떤 점에서 그렇습니까?(Do you see your daily work as a calling? If so how?)
개인적으로, 소명은 ‘무엇을 하라’는 행위로의 부르심이 아니라 ‘어떻게 살라’는 방법으로의 부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 맞닥뜨리는 상황과 일들 가운데 주님을 생각하고 사랑의 계명을 지키려 노력한다면,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일을 감당하든 하나님의 부르심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비록 늘 완벽하거나,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요. 매일 넘어지고 눈에 띄는 결과가 없는 일상이 다반사이지만, 지금 일하는 이곳을 소명의 자리라 여기고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부끄러운 마음을 가득 안고요.
7. 하고 계시는 일중에 그것이 실제로 일종의 사역이라 느끼는 면이 있습니까? 있으시다면 그 점에 대해 말씀해주세요.(Are there dimensions of your work that you feel are actually a ministry? Describe.)
제가 일하면서 만나는 분들은, 대부분 자신의 어려움이나 힘든 부분을 주변에서 공감받지 못했던 경험을 갖고 계세요. 사고나 질병 등으로 갑작스럽게 겪게 된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상담을 하다보면, 저는 이 사람의 증상을 파악하고자 대화를 시작하지만, 이분들이 어디서도 드러내보이지 못했던 마음을 듣고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딸을 잃은 슬픔으로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는 어머니, 한창 일할 나이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언어 표현을 못하게 된 가장, 아이의 언어발달이 늦다는 사실에 죄책감에 시달리는 부모님. 때론 제가 해결을 도울 수 있는 ‘증상 개선‘의 영역보다,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업무 시간에 쫓겨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듣는 작은 창구가 되는 것 또한 제가 감당해야 할 사역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8. 당신의 교회는 일터에서 하는 당신의 섬김/사역을 인정하거나 북돋아 준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떻게 했나요?(Has your church ever affirmed, empowered you for your service/ministry in the marketplace? If so how?)
저는 교회에서 청년부에 속해있는데, 청년부 공동체에서 만나는 지체들과 소그룹 멤버들로부터 힘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바쁘게 일을 처리하다보면 눈에 보이는 문제들에만 시선이 향할 때가 많은데, 각기 다른 영역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성도들 간의 교제 시간을 통해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일터에서 겪는 고민들과 어려움에 대해 함께 나누고 기도를 부탁할 수 있는 동역자가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9. 스스로 생각하거나 느끼기에 나의 일이 목사나 선교사가 하는 일보다 하나님을 덜 기쁘시게 한다든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전략적이지 못하다고 여긴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어디서 그런 생각이나 느낌이 들까요?(In your own thinking and feeling do you regard your work as less pleasing to God and less strategic for the kingdom of God than the work of a pastor or missionary? If so, where did this come from? Or is it really the case?)
제게 맡겨진 일이 목회 사역보다 덜 중요하다거나 전략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신체 기관들마다 기능이 다르듯, 함께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다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다만 맡은 일을 감당하는 방법과 태도 면에서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목회자님들을 바라볼 때 기대하는 순종과 헌신의 삶을, 정작 저는 잘 살아내지 못할 때가 많으니까요.
10. 만약 교회에 일상생활의 일과 관련한 도움을 요청한다면 무엇을 요청하고 싶으신가요?(If you had a request for the church to help you in your everyday work, what would you ask for?)
일터의 현장에서, 어떻게하면 성도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청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은 초년생들 뿐만 아니라, 5~6년 이상 직장생활에 몸 담고 있는 저 같은 이들도 그렇지요. 물론 말씀과 소그룹 모임 등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들을 제시해 주시기도 하지만, 보다 깊이 있게 그러한 고민들을 나누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단순하게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었어.’를 토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배우고 토론하는 시간이 있다면 어떨까요? 책을 함께 읽고 나누거나, 우리보다 더 오랫동안 신앙인으로서 사회생활을 지속해오신 믿음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요.
11. 교회의 공적인 모임에서 일 혹은 일터에 대한 언급이나, 가르침 혹은 기도를 얼마나 자주 듣는가요?(How often, if at all, do you hear references/teaching and/or prayers in the public gathering of the church about work or the marketplace?)
목사님의 설교 방향이 주중의 삶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맞춰져 있어서, 매주 일상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시고 가르쳐주십니다. 덕분에 힘을 얻어서 다시 일터로 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12. 일터에 목회자를 초대해 본 일이 있으신가요? 해보셨다면, 어땠나요?(Have you ever invited your pastor to visit you in the workplace? If so, what was it like?)
아직은 없었습니다. 경험해 볼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13. 매일 일할 때 즐거운 점은 무엇인가요?(What causes you to celebrate in your daily work?)
치료를 받고 나아지는 환자를 만나는 것이 제게 가장 큰 기쁨인 것 같습니다. 지난 주 보다 이번 주 환자의 증상이 나아지거나 경과가 좋아서 치료를 종결하게 되면, 매번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기분이 듭니다.
14. 매일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What causes stress in your daily work?)
시간에 쫓기게 될 때, 그리고 치료에 의지가 없는 환자를 만날 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시간에 쫓기게 되면 제 마음도 급해지지만, 길어지는 대기 시간에 대한 불만을 과격하게 표현하시는 경우가 있거든요. 충분히 사과하고 미리 상황을 설명드려도, 지금 당장 기다려야한다는 불편함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구나 느낄 때가 있어요. 가끔은 그에 대해 토로하시는 환자에게 설명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치료에 의지가 없는 환자들은 제 쪽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줄어들어요. 이런 경우 치료에 비협조적이고 치료 일정도 잘 지키지 않는 편이라, 환자가 호전을 보이기도 어렵고 업무 일정에도 차질이 생깁니다.
15. 일하는 중에 기도할 때가 있으신지요?(Do you find yourself praying during your work?)
가능하면 매일 첫 환자를 만나기 전, 기도하고 업무를 시작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려운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마음을 다스리고 일을 잘 처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다음 업무에 임하고요.
16. 일이 당신을 하나님께 더 가깝게 하거나 혹은 더 멀게 느끼게 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신가요?(Do you find your work draws you closer to God or makes you feel distant?)
일은 늘 동전의 양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믿음을 현실에 접목해 실제로 살아내는 통로가 되고 일터 가운데 하나님의 일하심을 볼 때는, 일상 가운데 하나님을 가깝게 느끼는 기회가 되요. 하지만 온 마음이 일에 쏠려있고 일이 제 중심에 자리할 땐,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부끄럽게도 아직은 바른 방향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17. 신앙과 일을 통합할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What is the main thing you would find helpful in integrating your faith and work?)
제가 잘 적용하지 못하는 것이라, 이야기하기가 조금 부끄러운데요. 나의 신분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는 내 신분을 기억하면, 일터에서 맞닥뜨린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어떤 결정을 내려야할지,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야할지를 한 번 더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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