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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지난 달 “새로운 연구지가 온다”에서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것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지나치게 범위가 넓습니다. 최소한의 범위를 설정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중구난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동료들에게 이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의논한 끝에 올 한 해 집중해서 만날 사람들의 범위를 대략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여성’입니다. 올 한 해 이 …
새로운 연구지가 온다<Seize Life: 日常生活硏究>(이하 “씨즈 라이프”)를 소개할 때 자주 들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제목을 뭐라고 읽어야 하나요?”라는 것입니다. 가끔 신학대학교 도서관에서 연구지 관련 문의 전화가 왔을 때도 제목을 제대로 읽는 비율은 50% 이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종종 (사적 교류가 있었던 사람에 한해) “독일어에요. ‘자이체 리페’라고 읽으시면 됩니다”는 농담으로 반응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듯, 연구지 창간사에는 “제호 “Seize Life”에 대한 변명(辨明)”이라는…
순망치한(김종호 간사, 한국기독학생회 IVF 대표)순망치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해서 귀한 줄 모르고 지내던 것인데,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말입니다. 일상생활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밥먹고 잠자고 직장 다니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어찌보면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이, 질병이나 위기 등으로 깨지게 되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일상은 이처럼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빼앗겨보지 않고는 그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하는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것입니다.그 일상생활의 소중함을 …
일상을 배우다. 나누다. 새롭게하다(권은선, 일상학교 울산 모임 참가자) 내 나이 33살, 신랑은 28살. 조금은 세월의 격차를 안고 결혼한 지난 2016년의 봄. 처음에는 주말부부로 떨어져 1여년을 보냈다가, 함께 보내게 된지 6개월이 지나가는 가을이다. 요즘 우리 부부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일상학교’ 모임처럼 함께 낭독을 하거나 각자 책 읽는 시간을 갖는 게 하루의 일과처럼 되어가고 있다. 부부가 함께 책을 읽는 낭만적인 결혼생활의 모습을 생각하고 그런 삶의 모습을 바라고 있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함께 책을 읽는다는 건 정말…
늦깎이 직장인의 바람한진(파견음악강사, 본 연구소 홍정환 연구원 부인)저는 늦깎이 직장인입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캠퍼스 선교단체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었고, 졸업 후에는 다른 선교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했습니다. 온실 속 화초처럼 기독교 단체 내부에서 20대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목사가 될(지금은 된) 남편을 만났습니다. 당연히 보통 교회의 사모로 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번번이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 길을 선택했고,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는 돈을 벌며 자기는 나름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결국 저는 뒤늦게 직장 생활을 시작…
나다움이 먼저다이운우(공간 나다움 대표, 진로 상담 전문가)대학생 시절 정말 부러웠던 사람이 있었다.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어서 다른 사람과 길게 대화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나였기에 나이 많은 사람과 스스럼없이, 그것도 유머까지 섞어가며 대화를 하던 교회 후배는 나에게 늘 대단한 사람이었다. 가끔 후배의 말하는 스타일이나 재미있는 유머까지 기억해 두었다가 써 먹을 요량으로 적어 두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그걸 그대로 사용하려고 하니 더욱 어색한 상황만 되었던 부끄러운 경험이 있었다.한번은 강의 중에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도 많고 청소년 학습에 관심이 많아 집 근처 청소년 복지관을 방문했다. 봉사자로 등록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해야 했는데 ‘직업’ 란에 ‘무직’이라고 썼다. 글로 나의 상태를 ‘직업 없음’으로 표현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또 청소년들이 내게 ‘선생님은 직업이 뭐에요?’라고 물어볼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얼버무렸다.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지만, ‘무직’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책임하고 게으른 느낌까지 전달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많은 사람이 ‘취업준비생’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무직’보다 ‘학생’이라…
욱 하는 엄마의 희망사항이하정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민낯을 자주 본다. 좋은 엄마가 되기는커녕 그냥 엄마가 되기도 힘들다. 아니, 점점 괴물이 되어 간다.우리 첫째 진호는 너무 잘 운다. 친구들이 놀리는 말에도 마음이 상한다.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만들기나 그림 그리기가 누군가의 방해로 조금만 망가져도 경악하듯 울어 재낀다. 사람도 너무 좋아하고 호기심도 많고 순진해서 무슨 얘기든 진지하게 잘 듣고 반응하는 착한 아이인데 울 때는 정말 싫어진다. 왜 우는지 물어보지만 우는 진호 자체가 이미 맘에 들지 않아서 이유는 어찌됐든 울음을 그…
상연정(常戀亭)에서… - not Smart Smart-phone(1) 홍정환(일상생활사역연구소 자료개발위원)배경 및 등장인물 소개상연정(常戀亭) : 일상생활을 사랑하는 정자[常戀亭]. 동방의 작은 나라에 위치한 곳으로 지자(知子)라는 지혜로운 노인이 머물러 후학들을 가르치는 곳. 인터넷 홈페이지 www.1391korea.net지자(知子) : 호는 적신(赤身). 3M 정신(맨몸·맨주먹·맨땅)을 몸소 실천하기에 그리 부른다. 맨주먹으로 상연정을 지어 그곳에 머물면서 일상생활이 얼마나 가치롭고 고귀한 것인지를 연구·전파하기 위해 노심초…
일상의 기도, 일상의 노래고은영(맨발동무도서관 사서)“인간은 사소한 반복이 주는 안락으로 삶을 버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요일이 있어야 6일이 경쾌해지고, 월급날이 있어야 나머지 29일이 의미 있어지고, 생일이 있어야 364일동안 선물을 기다릴 수 있다. 과장하자면 그렇다. 일주일과 한달과 1년의 구분이 없다면 우리는 아마도 일상성의 도를 깨닫거나,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멸종했을 것이다.” (김중혁 '바디무빙' 중에서)며칠 전, 어느 에세이의 프롤로그에서 저 문장을 읽다가 속으로 끄덕끄덕거렸다. ‘학교’라는 시스템을 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