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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일상사연 코너는 폴 스티븐스가 제안한 인터뷰 질문에 기초해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려 합니다.1.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What do you do for a living?)저는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베이킹재료를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아 택배로 포장해 발송하는 일을 전반적으로 합니다. 2.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습니까?(How did you come to be doing the work you now do?)7년전 작은아버지께 간공여를 해드렸지만, 아쉽게도 회복 중에 갑자기 돌…
가족이래도 사람이 살 수 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던 여름이 어느새 가버리고 가을이 왔습니다. 하늘을 보니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풍경이 보였습니다. 푸른 하늘과 포근한 구름이 눈에 가득 들어왔습니다. 오늘 만난 구름(가명)씨도 구름을 보면 마음이 편해져서 구름을 좋아한다 말했습니다. 그러고보니 구름씨의 얼굴에서 가을 하늘의 구름이 언듯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올해 스물 넷이 된 구름씨는 자신을 “백수”라고 소개했습니다. 저는 대학생이라 알고 만난 것이라 약간 당황했습니다.“학생…… 아니신가요?”“학생…
재봉실 전경“닉네임이요? 음…… 민트라고 해주세요. 지금 페퍼민트차를 마시고 있으니까요.”인터뷰에 사용하고 싶은 닉네임이 혹시 있냐고 묻자 그 분은 자신을 ‘민트’라고 불러달라 했습니다. 대학생인 민트씨를 만난 것은 중간고사가 막 끝난 주간이었습니다. 몹시 지친 모습일거라는 저의 예상과 달리 민트씨의 얼굴에는 생기가 넘쳤습니다. 우리는 음료를 주문한 후 까페 창가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중간고사 기간 동안 많이 힘드셨죠? 그래도 얼굴만 보면 되게 쌩쌩해 보이네요.”“사실 우리과 학생들은 중간고사 기간이 약간 쉬는 시간 비…
내일만 지나면 아이들 모두 개학이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에 비하면 내일 하루 견디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다. 다만 바로 다음날 다시 주말이어서 좋다 말았다.아이들 운동화와 가방을 빨았다. 언제쯤 아이들이 커서 스스로 운동화를 빨까. 아니 그냥 세탁소에 3천원에 맡길껄. **(첫째) 운동화는 너무 낡았는데 새로 하나 사고 말껄…… 궁시렁 거리며 잘 지지 않은 검은 때를 빡빡 문지르고 있는데 점점 **(셋째)이가 욕실로 그대로 돌진해서 올 요량으로 성큼성큼 칭얼거리며 기어오고 있었다. 대충 헹구고 말았다. 역시나 깨끗하게 빨 수는 없다…
순망치한(김종호 간사, 한국기독학생회 IVF 대표)순망치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해서 귀한 줄 모르고 지내던 것인데,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말입니다. 일상생활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밥먹고 잠자고 직장 다니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어찌보면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이, 질병이나 위기 등으로 깨지게 되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일상은 이처럼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빼앗겨보지 않고는 그 소중함을 잘 깨닫지 못하는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것입니다.그 일상생활의 소중함을 …
창업에 관심있는 청년들과 토크콘서트를 하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특효약은 없겠지만, 완화시킬 수 있는 도움은 무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소명을 명확히하는 것이 제일일 겁니다. 저의 경우, IVF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주일간의 평생동역자수련회(97년)에서 소명에 대해 깊이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짧지만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며 훗날 묘비명에 뭐라고 적히기를 소망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20년이 지난 지금 나에게 고마워할 …
일상 : 쓰레기 버리기 최형근(서울신학대학교 교수, 본 연구소 연구위원) 우리의 일상생활 가운데 묵상의 대상은 어떤 고상한 영적인 것이라기보다 될 수 있는 한 신속한 처리과정을 통해 눈에 띠지 않기 원하는 쓰레기와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집에서 한 주에 두 번씩 쓰레기 분리 배출을 담당하면서 요즈음 계속하여 떠오르는 질문들이 생겼다. “이 쓰레기들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이 쓰레기들 가운데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양은 얼마나 될까?” “만일 쓰레기 처리 용역회사들이 모…
요즘 우리 교계에 회자 되고 있는 이슈들을 보노라면 착잡한 심정을 가눌 수가 없다. 교회 바깥에서 지탄 받던, 소위 세상의 일들이 그대로 교회에 나타났다. 그래서 내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우리의 믿음이 무시되고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를 싫어하여 하나님께서 그 상실한 마음대로 내버려두셨을 때 짓게 되는 것이 죄라면, 왜 교회 안에 이토록 죄가 많을까? 왜 우리나 믿지 않는 사람이나 다른 게 없다고 말할 정도가 되었을까? 나무는 열매로 나무의 좋고 나쁨을 알고 사람은 그 행위로 판단하게…
고귀한 일, 고단한 일IVF 「대학가」 2012년 7·8월호: 6-9.여자의 눈꼬리가 가볍게 떨렸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따금 깊은 한숨을 내쉬던 여자는 결국 손을 뻗었다. 여자의 시선과 손이 향한 곳에는 탐스런 열매가 가지 끝에 위태롭게 달려있었다. 여자는 무엇에 홀린 듯 몽롱한 눈빛을 띄며 열매를 입으로 가져갔다. 향기롭고 달콤한 액체가 이빨 사이로 흘러 들어갔다. 여자는 눈을 꼭 감고 천천히 과육을 음미했다. 잠시 후 여자는 열매를 하나 더 따서 남자에게 가져갔다. 남자는 잠자코 여자의 말을 들었다. 과즙의 달콤함과 과육의 부…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 속에서이정민 학사(고신의대98)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따고서 직장에 취업 하지 않고 저는 현재 25개월된 여자 아이를 전업주부로 키우고 있습니다. 남편이 군의관 2년차로 부산에서 경기도로 복무하는데 같이 왔더랬지요. 엄밀히 말하면, 자녀를 전적으로 맡길수 없는 상황이기에 무엇보다 제가 직장 때문에 어린이집이나 보모에게 맡길 결단을 차마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태어나서 적어도 18개월에서 36개월까지의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는 그 아이의 향후 50년을 좌우하기에 엄마가 아니라면 보모를 키우는 경우 웬만하면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