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미션얼사연 | <청년, 함께> 별나라 사람들 > 청년, 함께

"반면에 중재자는 자기 몫은 전혀 챙기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소진시켜 가면서까지 기꺼이 자신의 것을 씁니다. 그가 유일하게 얻는 이익은 평화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일치를 이루고, 증오를 담아 두는 것이 아니라 이를 떨쳐 버리며, 새로운 장벽을 더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길을 열어 나아가면서, 각자 평화의 장인이 되라고 부름받았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모든 형제들'(2021), (서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198.

각자도생의 시대를 사는 중에 '각자도사'의 운명 속에 놓인 사람들의 탄식이 들립니다. 그러나 세상 모두가 단절과 분리를 선택할 수 밖에 없을 듯한 시대에 그와 반대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느슨한;00'의 '느슨한;강독회' 모임에서 만난 이 구절에서, '유일하게 얻는 이익은 평화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것을 내어 놓는 것이 평화의 길이며 모든 이들에게 형제요 자매가 되는 삶임을 알게 됩니다.

책모임에 자신의 주머니를 내어 간식을 사오는 사람들, 캡슐커피머신과 캡슐 커피를 들고 오신 수녀님들, 다과를 채워 넣고 소리 없이 정리하고 청소하는 모습을 봅니다.

3박 4일간의 리트릿겸 전략회의에서 자신의 것을 내어 숙소를 예약하고 비용을 치르는 분을 만났습니다. 포항에 찾아왔다는 이유로 식사 대접하고 이야기를 듣는 분을 만났습니다. 헤어질 무렵 주차장에 선 채로 비 맞으며 환히 웃으며 다시 만날 인사하는 분의 모습이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여름휴가로 베트남에 다녀온 아랫집 젊은이들은 이웃을 위해 말린 과일과 이런 저런 기념품을 가득 들고 인사합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고생하는 젊은이를 위해 옆집 누님은 된장찌개를 끓여 벨을 누릅니다. 먹고 기운차리라고, 어여 힘내라고 따뜻한 말을 건넵니다.

두 달에 한 번 자신이 가진 소박한 재능을 살려 식탁과 음악회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스페인식당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들고 만납니다. 드립 커피 한 잔에 마음 담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자신은 주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음식을 만들어 차려냅니다.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내어 반주하고, 함께하는 기쁨에 겨워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도 잊습니다.

2023년 상반기를 갈무리하고 하반기를 내다보는 전략회의에서 상호돌봄이 이 시대에 중요한 키워드임을 공감합니다. 평화를 만들고, 서로 돌보는 이야기가 그 순간과 장소를 특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보고 듣는 소식은 가슴을 저며내듯 아프고 슬프지만, 곳곳에서 들리는 서로를 돌보는 이야기가 아름답고 따뜻한 소식으로 전해집니다.

어린 왕자의 일본어 제목의 '별의 왕자님'이라는 사실을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홀로 자신만의 별에 살며 외로움 속에 다른 별의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갈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7월의 구석구석, 황망하고 아픈 세상의 소식에도 이따금 별나라 사람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힘내어 꿈꾸며 살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 <청년, 함께> 와 함께
<청년, 함께>는 일상생활사역연구소와 마음을 모아주시는 소중한 분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집니다. 어려운 와중에도 여러 방면으로 함께 해주시는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7월 후원해주신 분들>
<청년, 함께> 후원
고은영(with 시사인 후원), 김의수, 김종수구한나, 류영열, 서삼용, 이재안, 이진웅,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정선미, 하규하 (가나다 순)

<느슨한;00> 후원
가득한집, 김우진, 김운주, 김희영, 문지운, 박명성, 서보름, 이정열, 작은자매수녀회, 황현지, THE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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