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여는 사연 > 여는 사연

최근 미로슬라브 볼프의 책 <인간의 번영>(원제 Flourishing)을 읽고 있는 데 곰곰이 씹어 먹으면 유익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화와 세계종교의 관계를 다루면서 “일상”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세계종교는 일상적 삶과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다소 역설적이게도 고상한 삶에 종속된 일상적 삶을 긍정한다. 이것이 바로 지구화에 대해서 종교가 취하는 입장을 이해하는 열쇠다.(p.74)” 저는 그동안 이것을 “일상의 이중성”이라는 표현으로 다루어 왔었습니다. 주 안에서 일상적 삶을 긍정하여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고, 그렇지만 동시에 일상생활의 삶 자체가 목적이 되거나 우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성서가 말하고 있는 본류에 닿아 있는 생각이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일상의 이중성을 자각한다면 볼프가 표현하는 것처럼 “고상한 삶에 종속된 일상적 삶을 긍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고상한 삶이 일상적 삶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이끌거나 반대로 고상한 삶을 고려하지 않는 일상적 삶에의 추구 둘 다 우리가 거부해야 할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저희 연구소가 이 지점에서 교회를 향하여 그리고 그리스도인을 향하여, 더 나아가 일반 시민을 향하여 이야기할 그 무엇이 있다고 여깁니다. 이 일에 함께 해주시는 동역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7월 <1박 2일 식객(食客)>은 속된 말로 대박이었습니다. 진주, 창원, 포항, 서울, 대구 각지에서 젊은이들이 모여 300페이지 넘는 책을 종일 읽고 밤에는 열렬한 토론을 하는 모습을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 하루짜리 식객에는 부산근교에서 접근하기 쉬운 젊은이들이 오는 경향이 있었다면 아마도 여름 날 하룻밤을 지새우는 콘셉이 전국 각지에서 올 마음을 자극한 것이 아닐까 하는 단견을 내어 놓기도 해 봅니다. 앞으로 이 부분을 참고하여 식객의 방향을 잡아 나가 볼 생각입니다. 이 날 읽은 책도 앞에서 언급한 미로슬라브 볼프의 책입니다. <행동하는 기독교> 이 책 역시 일상적 삶의 여러 영역들에 대한 공공신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데 앞으로 TGIM에서 다루면서 요약자료를 만들어 낼 필요를 느꼈습니다.

8월에는 통상 6월말 7월초에 했던 연구소 전략 리트릿을 할 예정입니다. 제주도에서 해 보자는 큰 꿈은 여러 사정으로 접었고 부산 근교에서 2박 3일 리좀 네트웍에 있는 이들이 확대해서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예정인데 향후 연구소의 방향에 제법 큰 영향을 미칠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이박 삼일에 걸쳐 열릴 이 자리를 위해 생각나시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의 본부장이며 <청춘희년네트워크>의 이사인 설성호 본부장을 모시고 6월 29일에 진행했던 “청년부채문제 간담회”의 후속으로 8월 28일 하루 오후와 저녁 2회에 걸쳐 “내 지갑을 꿈꾸게 하자!”라고 이름 붙인 청년들의 재정관리 컨설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몇 번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은 청년들의 미션얼한 삶(missional life)을 위한 <청년,함께>의 노력입니다. 필요한 분들이 꼭 연결되어 유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더운 여름 휴가지에서 혹은 각자가 보냄받은 곳에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번영케 하는 복된 일상이 되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 1391(일,삶,구원) 지성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