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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동원조엘비스 온라인 ELBiS Club 전도서 2장 1절 2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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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건 조회 1,907 회
작성일 21-10-0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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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준비, 배낭싸기 그리고 트랜스퍼서비스

온라인 ELBiS Club 전도서 2장 1절 26절 211008

 

마음을 움직이는 노련한 순례길 안내자인 전도자(ecclesiastes)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인물 전도자는 모종의 회합(ecclesia)에서 그 모임 구성원들에게 말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하는 자 ecclesiastes (모임 히브리어 카할이란 단어에서 나온 코헬렛)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도서 전체를 이 화자인 전도자가 자신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논리, 혹은 정동(情動 affect)을 통하여 귀기울이며 모여 있는 사람들을 설득하려 하는 지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겠다 생각이 듭니다.

 

1장에서 전도자는 “헤벨(헛됨)”이라는 정동에 공감하도록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환기시켰습니다. 1장 12절 이하 18절에 연결되는 오늘 2장은 이런 느낌을 논리를 갖고 쭉 끌고 가서 마침내 이 담화의 중간 결론(24-26절)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이끕니다. 반복되는 단어에 주목해 보면 주로 1절에서 3절에서 즐거움(낙pleasure)의 이슈, 4절부터 11절까지는 주로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루어 내는 것(일 work), 그리고 12절에서 16절에서는 “지혜(wisdom)”“슬기로움”(과 그에 대조하는 “어리석음”의 반복을 통해)의 문제가 결국은 죽음이란 결말앞에서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말합니다. 그리고 나서 이 즐거움과 성취와 지혜를 위한 모든 “수고”가 결국은 자기 것이 되지 못하는 임상적(역사적) 현실을 17절부터 23절에서 이야기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세 가지 수고 즉 즐거움, 성취, 지혜(뇌섹?)는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싶고 갖고 싶고 부러워 하는 삶이기에 어떤 의미에서 모여 있는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에 좋은 주제입니다. 그렇지만 전도자는 이들의 생각을 삶의 냉혹한 현실, 죽음과 그 결과로 인한 역사 속 삶의 실재인 무상함을 직면하게 합니다. 이 모든 무상함은 “나”라는 개인이 수고한 모든 것들에 초점을 맞출 때에 얻게 되는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무심하게 전도자는 툭하고 처음으로 하나님(elohim)이란 존재에게로 주의를 돌리게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즐거움도, 슬기와 지식도 수고를 통함 보람도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나의 수고”와 대조됩니다. 유한한 인생이 자신이 아둥바둥거리며 애쓰는 것 내려 놓고, 삶에서 힘을 빼고 마음을 비우게 되면 그 때에야 이 모든 것을 더 넓은 관점, 전체적인 관점, 우주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전도자는 모임에서 귀기울이고 있는 자들, 젊은이든 노인이든, 가진 자든 가진 자를 부러워하는 가난한 자든,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정동(情動 affect)을 잘 알고 그것을 통해 마땅히 가져야 할 관심, 관점으로 인도하고 있는 매우 유려한 순례길의 가이드와 같은 사람입니다. 그는 (젊은이들의) 인간적 갈망에 대해서, (노인들의) 인생의 거친 현실적 경험과 문제에 대해서 손쉬운 교리적 해답을 내어 놓거나 아니면 철학적 냉소주의 혹은 허무주의를 제시하는 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매우 노련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삶, 일상, 생활의 현실을 직면하게 하여 마침내 스스로 마땅히 도달하여야 할 기착지를 갈망하도록, 바라보도록 하는 안내자인 셈입니다.

 

처해 있는 입장, 사회적 현실에 따라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삶의 동인, 어떤 사태를 대하는 감정이 천차만별입니다. 부러움 또는 무상함, 갈망 또는 절망 이 모든 다른 인생의 정동(情動 affect)들이 한 집단, 공동체 안에 존재할 때 우리는 어떤 한 편의 갈망만 채울 수 있는 논리, 이론, 교리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쪽은 무시하거나 배제해 버리는 것이지요. 특히 오늘날과 같이 소위 극단적인 세계관적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믿는 (삼위일체 하나님) 신앙이 배제가 아니라 포용을, 무시가 아니라 존중을 그리하여 한 길 가는 순례자 공동체, 평화의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길이 있을까요? 전도서의 전도자가 우리에게 이런 점에서 안내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삶,일,구원(3191)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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