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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 건 조회 780 회
작성일 24-06-1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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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비스클럽 시편 26편 나눔 요약                              240614

내가 선 자리 

“나는 올바르게 살아왔습니다”로 시작하여 14번이나 자신이 잘 살아온 것을 자랑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시편을 보면 “도대체 얼마나 잘 살았다는 말인가?”하는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생깁니다. 그러나 찬찬히 시편 안으로 들어가 시적 화자와 밀당을 하다 보니 이 시가 꼭 자기 자랑만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시인의 상황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다윗의 시”라고 했으니 이런 시를 쓸만한 어떤 특별한 역사적 시점이 무엇인지 특정해 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자기 회고적이라는 점과 함께 특히 9절에서 자신의 목숨과 생명을 죄인 혹은 살인자들의 생명과 같이 처분하지 말아 달라는 대목을 보면서 어쩌면 다윗의 말년 어떤 시점에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판단 변호해 주시기를 묵상하는 상황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다윗은 평생 “헛된 것을 좋아하는 자들,” “음흉한 자들(4절),”“악인들(5절),”“죄인,”“살인자들”을 대하여야 했습니다. 멀리 민족 바깥에서나 명시적 대적들 속에서만이 아니라 측근(예;요압)들 가운데서도 종교적으로(10절 “왼손은 음란한 우상을 들고 있고”) 혹은 사회 윤리적으로(“오른손은 뇌물로 가득 차 있”는) 문제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이런 이들과 같이 하나님 앞에서, 혹은 역사앞에서 판단받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것 같습니다. 시편 26편은 이런 불안과 두려움 가운데 확신과 든든함(cf.12절)을 찾아가는 시인의 정서를 잘 담고 있는 시입니다. 

실존적 불안과 두려움이 갑자기 든든함과 당당함의 12절의 결론(“주님, 내가 선 자리가 든든하오니, 예배하는 모임에서 주님을 찬양하렵니다.”)하는 데는 6절에서 8절까지의 경험이 존재합니다. 이 경험의 핵심에는 “주님의 제단(6절),”“주님께서 계시는 집,”“주님의 영광이 머무르는 그 곳(8절)”이 있었습니다. 다윗이 성전을 짓는 것을 허락받지 못했지만 다윗은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르는 곳을 귀히 여기고 이 자리로 돌아옵니다. 이곳은 “손을 씻어 내 무죄함을 드러(6절)”내는 곳, 사죄의 장소이며, “제단을 두루 돌면서 감사의 노래를 소리 높여 부르(6-7절)”는 곳, 찬양과 예배의 장소이며, “주님께서 나에게 해 주신 놀라운 일들을 모두 다 전(7절)”하는 곳, 증거와 선포의 자리라는 것을 시인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장소에 대한 사랑(8절)이 시적화자의 정서를 두려움과 불안에서 든든함으로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전에도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헤세드)을 바라보면서 주님의 진리를 따라서 살았(3절)”고 “올바르게 살아왔(1절)”지만, 앞으로 남은 생애도 “깨끗하게 살려고” 결단하며 다시 한 번 은혜를 구합니다. “이 몸을 구하여 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11절).” 이런 개인적인 결단은 이내 다른 시편에서도 자주 보이듯이 개인의 경험을 넘어 공동체로 확장됩니다. “주님 내가 선 자기가 든든하오니” 개인의 경험에서 “예배하는 모임에서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공동체의 자리로 확장합니다. 이것은 5절의 “악인들의 모임”과 대비되는 모임(assembly)입니다. (엘비스 해석공동체의 어떤 분들은 역으로 어떤 의미에서 예배하는 모임 공동체가 주는 든든함에 대해, 다른 말로 시인이 공동체에서 안정감을 얻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였습니다만.)

시편 26편 4절과 5절은 “악인의 자리에 앉지 않는다”는 시편1절의 표현이 생각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시편 1편이 시편 전체 혹은 성경 전체의 보편적인 삶의 방향을 짚어주는 시편이라면 시편 26편은 삶을 회고하면서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하나님 앞에서 혹은 역사앞에서 평가받을 때 잘못 살았다고 판단받지 않을까하는 불안과 두려움을 하나님과의 관계,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든든함으로 확신으로 변화 전복하는 역동적인 시편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삶은 없습니다. 완벽하게 의로운 삶을 살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윗 자신도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다만 삶을 돌아 보고 크게 관조할 때 내 삶의 방향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삶의 방향(orientation)이 “악인들의 모임(5절)”이 지향하는 것을 향하였는 지 아니면 “예배하는 모임(12절)”이 지향하는 삶을 향하였는 지가 중요합니다. 주님의 집, 영광이 계시는 그 곳,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쉐키나를 누리고 사는 삶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삼위 하나님과의 사귐, 교제, 관계가 불안, 두려움을 든든함으로 바꿀 것입니다. 그곳이 “내가 선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선 자리”는?

삶,일,구원 (3191) 지성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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