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9월 일상사연_주은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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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웹지기 작성일 14-09-01 09:08본문
조금 더 사랑 할 때....
주은석 (본 연구소 서울지역 실행위원, 분당우리교회 대학부 담당목사)
어느날 길을 지나가다가 어떤 아줌마가 개를 끌고 앞으로 오면서 말했다. “지금 우리.... oo이가 아프니 길 좀 비켜요!” 절대 친절한 모습도 뭔가 미안한 말투도 아닌. 짜증이 잔뜩 묻은 그러한 말투였다. 순간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기도 했다. 분명히 인도였다. 그리고 그 길이 그리 좁은 길도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비켜야 하다니.. 아주머니가 지나간 뒤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들이 비켜지나갔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생각으로부터.... 그리 많이 느껴보지 못한 ‘모욕감’을 느끼게 되었다.
대학생 한명과 복음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또 개 이야기가 나왔다. 사람과 개의 관계를 통해서 복음의 어떤 부분을 비유한 것이 화근이 되었나보다. 여자애가 이야기했다. “목사님! 저는 만약에 집에 불이 나고 그 집에 제가 잘 모르는 아기와 저희 집 강아지 oo이가 있다면 저는 주저치 않고 oo이를 구할 거에요!”
반려견과 더 오래 살았다고... 사람보다 개를 먼저 구한다 라는 것이 ..... 내 머리는 이미 굳어 있어서 그런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얼마 전 세부를 다녀왔다. 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세부. 선교를 위해 다녀왔다. 세부에 선교를... 왜?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곳은 선교지다.
도시선교, 빈민선교가 필요한 곳....
해변 휴양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곳이 빈민굴이라 할 정도로 도시화로 인한 극심한 부의 양극화가 벌어진 곳이다.
2평 남짓 한 곳에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꾸역꾸역 살고 있었다. 돌아다니는 곳곳마다 차마 볼 수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는 집들이 즐비하게 널려 있었다. ‘널려’ 있다라는 말이 맞을 듯...
따닥따닥 붙어있는 빈민굴 가운데 한 집으로 들어갈 때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햇볕은 차단되어 있었다. 컴컴한 발밑으로는 하수 오물이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사람이 살수있는가?’ 라는 생각은 애쓰지 않아도 그냥 들 수 밖에 없었다.
무언가 이상한 일을 많이 접한다. 동물애호가들에게 혹시 비난을 받을 수 있겠지만, 요즘들어 사람 대하는 것이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과 계속해서 비교되고 불편한 마음을 들게 한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의 가치가 갈수록 천하게 여겨 지는 것 같다. 수많은 아이들의 목숨이 어이없이 버려져도, 사람들은 더 이상 기억치 않으려한다. 기억치 않으려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 처럼 사랑하사’ (요3장 16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사랑해야 할 때다.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눅10장 27절)
오늘도 내 삶에는 강도만나 길 거리에 누워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다 사랑할 수 있겠냐마는...
예수께서 그들과 함께 울고 함께 웃었듯이.
내가 할 수 있는 힘을 내어 조금 더 예수를 닮기 위해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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