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8월 일상사연 _ 깨어있기 위하여 사막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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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웹지기 작성일 15-08-01 13:59본문
일상사연
깨어있기 위하여 사막으로 가자
윤재두 / (IVF 경남지방회 대표간사, 본 연구소 실행위원)
흔한 일이지만 얼마 전 부부 싸움을 했다. 다른 날과 다르게 이번 부부 싸움은 제법 주제(?)가 있었다. 문제의 발단은 우리 부부가 함께 읽은 '대한민국 부모'라는 책 때문이었다.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문제의 중심에는 대한민국 부모가 있고 그리고 그 정점에는 엄마가 있다는 것이 이 책에서 자주 반복해서 말하는 내용이다. 설거지를 하면서 가볍게 시작된 이 대한민국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논쟁(?)으로 이어졌다. 너무 불편하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인지라 아내의 생각을 알고 싶었을 뿐인데 아내의 반응은 좀 달랐다.
'그렇다고 현실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물론, 그 논쟁은 전혀 다르게 번져갔지만, 우리가 자주 직면하게 되는 현실이라는 일상의 한 단면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날마다 직면하는 일상으로서의 현실, 우리는 얼마나 현실적이어야 하는가? 모임을 할때마다 자주 다루는 주제 중 하나인 듯 하다. 학생 때는 제법 길게 다룰 수 있는 이 주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태의연한 그리고 불편한 주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며칠 전 책을 읽다가 고독과 고립에 대해 말하는 부분에서 많이 공감했다. 초대 기독교의 교부 성 안토니오가 사막의 영성에 대해 말하는 것이었다.
"물질적 쾌락을 상대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징벌하기 위해서" 세상으로부터 도피한 것이 아니라 "관습, 일상, 그리고 사회적 기대치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더 깊고 풍요로운 실존에 '깨어있기 위하여' 사막으로 간 것"이다.
일상으로서의 현실, 우리는 어느 정도 현실적이어야 하나?
나는 우리를 둘러싼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일상으로서의 그 현실(인식)이 여전히 불편하다. 사실 나는 몇 년 전부터 건강을 위해 헬스장을 다니고 있다. 그래서 겨우 건강을 말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새로운 한 가지 사실은 음식을 고려하지 않는 운동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얼마 전부터 하루 2끼 식사를 시작했다. 만족스럽다. 그런데 이 단순한 하루 2끼 식사를 통해 새로이 생각하게 되는 것이 많다.
아주 간단하게는 '다르게 사는 것'이다. 계속해서 우리 모두로 하여금 지금의 현실에 맞추어 살 것을 요구하는 이러한 일상이 나는 여전히 불편하고 마음이 어렵다.
그러나 이 일상에서 사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영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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