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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8월 일상사연 - 양윤미님(프리랜서영어강사, 브런치작가, 오마이뉴스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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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9회 작성일 20-08-0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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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일상사연 - 양윤미님(프리랜서영어강사, 브런치작가, 오마이뉴스시민기자)

* 일상사연 코너는 폴 스티븐스가 제안한 인터뷰 질문에 기초해서,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일상사연 보러 가기 => https://1391korea.net/bbs/board.php?bo_table=main_story&wr_id=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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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저는 글을 쓰고, 영어를 가르치는 워킹맘입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 8년 정도 10대들에게 영 어를 가르쳤습니다. 출산과 연년생 육아로 휴직 후, 지금은 유아 영어강사라는 새로운 일터에 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작가로 선정된 지는 3개월 정도 되었 습니다. 책 리뷰, 드라마리뷰, 그리고 육아와 일상에서 느끼는 단상들을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2. 이 일을 하기 위해 그 동안 어떤 과정을 거쳐오셨나요?
언어와 외국어 영역에 흥미가 많았던 저는 영어영문학과를 졸업 후 강사의 길에 들어섰습니 다. 부족한 교수법을 보충하기 위해 테솔 자격증을 땄고, 영어 강사들과 함께 자기개발 수업 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틈틈이 글을 썼습니다. 말씀을 묵상하며 적기도 하 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풀어나가기도 했습니다. 평생교육원의 문예창작수업을 수료 하고, 우연히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나 나의 글들을 용기있게 공유하고 품평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2013년에는 노래 가사를 적다가 작곡도 했습니다.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였 는데 후배들의 결혼식에서 축가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창작활동은 저의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차곡차곡 적어 온 일기가 저의 글쓰기 근력을 다져준 것 같기도 합니다. 특별히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일 상의 많은 부분이 변화를 겪은 해입니다. 그래서 저 또한 수업도 중단되고 집에 강제로 머물 러야 하는 시간들이 길어졌지요. 그것은 제게 또 다른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내 안에 쌓이 다 못해 흘러넘치는 마음속의 이야기들은 글로 적어내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글들이 자연스럽 게 브런치 작가의 길로 안내했습니다. 책 한 권 낸 적도 없는 저는 사실 작가라는 말이 너무 어색합니다. 그래서 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3. 평범한 하루 일과를 기술해주세요.
아침에 일어나 남편과 함께 아이들 등원준비를 합니다. 마침내 아이들이 아빠 손을 잡고 등원 하러 가면 저는 엉망진창인 집을 정리하고 빨래를 세탁기에 돌립니다. 남편은 주로 아이들이 등원할 때 같이 출근하기도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남편과 함께 아침을 먹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정독합니다. 그리고 임시저장 해두었던 글을 꺼 내 몇 단락 수정합니다. 글을 수정하다보면 시간이 쏜 살같이 날아갑니다. 수업 스케줄을 확인하고, 수업 교구와 필요한 장비를 챙겨 수업을 하러 갑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아 이들의 하원 시간 전까지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간식을 준비해둡니다. 수업이 많은 날은 쉴 시간이 없습니다. 부랴부랴 집에 다다르면 그와 동시에 어린이집 차량이 집 앞에 도착하기도 합니다. 수업이 없는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때엔 오전에 장을 보고, 집안일을 본 후, 대부분 글 을 읽고 쓰는 데 시간을 보냅니다.

4. 일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유아영어 파견강사 일은 준비물이 많습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교구들로 놀이와 융합된 수업을 하니까요. 가끔 부피가 큰 교구로 수업해야 할 때, 날씨까지 안 좋으면 가장 힘듭니다. 그래도 저를 낯설어하던 아이들이 마침내 제 수업을 즐거워하기 시작하면 뿌듯합니다. 서툴지만 영어 말하기에 성공할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중 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기만한 공부는 없지요. 그렇지만 공부라는 지루하고 힘든 인내의 시간들을 묵묵히 버텨내기 위해선 행복했던 기억들이 많아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영어 학습 과정에서 저와 함께한 시간들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는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을 가르칠 때에는 다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학부모가 원하는 수준과 아이들의 현재 수준의 갭이 클 때, 아이를 기다려주는 부모님을 만난 적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강사 와 학부모 사이의 지켜야 할 선을 넘고 아이의 개인적인 숙제를 봐달라고 한다거나 심지어 수 강료를 내지 않고 잠적하는 학부모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동료 때문에 힘들 때도 있습니다. 수업 재료비로 지원되는 돈을 개인적인 일에 사용하고 가짜 영수증을 제출하는 일을 자랑스런 영웅담처럼 말하는 교사도 있었고, 악의적인 소문이나 험담을 퍼뜨리는 사람이나 부당한 일을 시키는 상사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가르치는 일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에 그 과정 속에서 만나는 무례하고 나쁜 사람들로 인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에 큰 인내심으로 아이가 스 스로 해낼 때까지 끝까지 기다려주시는 존경스런 부모님을 만날 때도 있었고, 여러 어려운 상 황 속에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려 애쓰는 좋은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저에게 있 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람이 크기에 계속해서 가르치는 일을 할 것 같습니다.

작가로서는 꾸준히 늘어가는 구독자들과 제 글을 읽고 반응해주시는 다른 작가들의 따뜻한 댓 글에서 기쁨과 힘을 얻습니다. 이미 친구들은 저를 양작가라고 부르는데 참 부끄럽기도 하고 좋기도 합니다. 가끔 포털사이트에서 제 글을 소개해 주는 날에는 급격히 늘어난 방문자 수를 보며 유명해진 기분도 느낍니다. 물론 글을 적으면서 느끼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적 고싶지 않은 날도 있고, 적어놓은 글이 제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제 글을 읽지 않을까봐, 혹은 글 속에서 저의 편협하고 얄팍한 지식이 탄로날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엔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펜을 잡는 날이 많습니다.

5. 당신이 가진 신앙은 일과(日課, daily work)와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어려움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창조주 하나님을 생각할 때, 저의 창작활동도 하나님께로부터 말미암았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말과 글이 저의 무기가 되기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글을 적어갈 수 있도록 하나님의 도우 심을 구합니다. 글 속에 드러나는 가치관과 제가 꿈꾸는 소망들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에 부합 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적을 수 없을 때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저를 쓰는 사 람으로 부르신 하나님께 의뢰합니다. 나와 상관없는 타인을 향한 무관심이 팽배한 세상 속에 서 제가 적는 글들이 누군가에게 이 세상을 살아갈 위로를 얻고, 때로는 답이 되는 글이었으 면 좋겠습니다.

특정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사랑을 베풀어주는 사람이 되 려고 애씁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며 제 선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들은 적극적으로 고치고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마음을 어렵게 하는 학부모님이나 수업 관 계자들을 만날 때 하나님께 도움을 구합니다. 일이 잘 풀려나갈 때, 동료 교사들이 크리스찬 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감사의 고백을 나눕니다.

6. 교회/신앙 공동체가 일에 대한 당신의 태도에 끼친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영향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인생의 가장 암울한 시절이었던 나의 20대에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 지를 삶으로 가르쳐주셨 던 여러 IVF선배들이 있었습니다. 내게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에 좌절하고 낙심해 있을 때, 담백하고 진실된 위로를 전해주셨던 신앙의 선배들과 저를 아껴주셨던 목사님들을 통해 공동 체적인 삶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제가 다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오늘의 사회 속에서 신뢰할 만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일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세워갈 가정, 내가 만들어갈 관계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 치를 전하기 위해 좀 더 주도적으로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쟁적인 분위기를 지양하고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 니다. 스펙이나 성적보다도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아이들이 잘하는 부분들을 세워줄 때 비로 소 아이들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2020년 올해로 신앙생활을 한 지 18년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 동안 교회와 신앙공동체 속에서 좋은 면만을 봐왔던 것은 아닙니다. 부도덕한 일, 잘못을 했음에도 번지르르한 말로 자신과 사람들을 기만하는 일, 악의적으로 상처주는 일 등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과 분노를 느 낀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도 하지만, 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큰 슬픔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교회와 신앙공동체 가 거룩하고 깨끗한 공동체가 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고 결심하게 됩니다.

7. 위의 여섯 가지 질문에 답하며 떠오른 생각이나 개인적 느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질문들에 답하면서 오늘의 나를 이끄신 하나님의 사랑과 나에게 손을 내밀어줬던 소중한 사람 들을 다시 추억하며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영어강사로서, 작가 로서, “나는 전문성을 지녔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욱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현재의 수준에서 머무르 지 않고 더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위의 질문들은 Seidman(2006)이 제시한 심층면접의 구조(생애사적 질문/현재의 경험/의미에 대한 숙고)를 참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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