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라고 말하며 드리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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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신 작성일 13-02-19 21:50본문
[일상기도]
"사람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주님,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가 경험하는 삶을 사시고 우리와 함께 먹고 마시고 일하고 땀 흘리고 함께 우셨던 주님의 그 사랑을 생각하며 감사합니다. 당신은 우리의 친구로 오셔서 우리와 함께 동행하여 주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따를 모본이요 주님이 되어 주십니다.
주님, 이 땅에서 일하실 때 당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돌보시고 먹이시고 치료하시고 말씀을 전하시던 당신은 그 무한하신 긍휼과 사랑으로 자신을 내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버지 하나님과 깊이 만나기 위해 일을 멈추시고, 도움을 구하고 필요를 호소하는 목소리에 대해 'No'라고 말씀하셨음을 봅니다. 그렇게 수많은 일들보다 아버지 하나님과 만나심으로당신의 사명을 확인하시고 참 교제 안으로 들어가셨던 당신의 모습에서 오늘도 배우고 지혜를 얻습니다.
주님, 우리는 수많은 일들과 요구들 안에서 살아갑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업무와 회의와 잔업, 무수한 모임들, 사람들의 요청들 속에서 살아갑니다. 더구나 이 세상은 더 많은 일을 하고 주어지는 수많은 요청들을 모두 해 내는 사람을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님, 하지만 이렇게 살다보니 어느덧 우리가 왜 살아가고 있는지 잊어버리고 삶의 의미를 구하기보다 주어지는 요구들을 처리하느라 우리 생을 다 소진해 버린 것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마무리 짓지 못한 일 때문에 일터를 떠나지 못하고 퇴근해서도 온통 일에 사로잡혀서 가족들과 온전히 함께 하지 못하는 우리 모습을 봅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만나는 조용한 시간을 내지 못하고 그 시간을 실적으로 채워넣는 조바심으로 살기도 합니다. 사랑하고 충만히 사랑받는 시간이 우리와 가족들에게 필요함에도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통해 그 사랑을 대신한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일터에서의 삶에 매몰되어 내 책상머리와 내 업무용 컴퓨터의 사각공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이 세상의 진정한 필요에는 마음을 열지 못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주님, 우리가 수많은 일과 요구들 앞에서 'No'라고 하지 못하는 이유는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행하고 더 많이 소유하고자 하는 탐욕이 우리를 지배하도록 방치했기 때문임을 고백합니다. 주님, 당신의 인도 안에서 우리 안의 탐욕을 내려놓고 탐욕을 조장하는 세상 안에서 거룩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우리에게 하루에도 무수히 주어지는 선택의 시간에 탐욕이 아니라 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때로는 'No'라고 말할 수 있는 분별력을 허락해 주소서. 우리를 피곤하게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의 진정한 사명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일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일감을 내려놓고 퇴근할 수 있는 절제의 태도를 주시고, 우리를 향한 당신의 음성에 잠잠히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 당신은 참으로 자유롭게 그리고 진정 아버지를 사모함으로 'No'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버지께서 확인해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온 몸을 드렸음을 봅니다. 우리도 주님의 그 본을, 그 길을 따라 살기를 원합니다. 당신만을 의지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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