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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은 무슨 컨설팅지난 2, 3월에 만난 분들은 각각 30대, 40대 기혼 여성이었습니다. 워킹맘과 전업주부라는 차이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두 분의 이야기에서 중복되는 것이 여럿 발견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결혼과 출산이 “일”을 계속하는데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마 아주 특별히 예외적인 삶을 사는 분이 아닌한 대부분의 기혼 여성들이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그래서 이번 달에는 미혼이며 1인가구로 살고 계신 84년생 지영(가명)씨를 만났습니다. 여기저기 기독교 장식물이 배치되어 있고, 기독…
내일만 지나면 아이들 모두 개학이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에 비하면 내일 하루 견디는 일은 아무 일도 아니다. 다만 바로 다음날 다시 주말이어서 좋다 말았다.아이들 운동화와 가방을 빨았다. 언제쯤 아이들이 커서 스스로 운동화를 빨까. 아니 그냥 세탁소에 3천원에 맡길껄. **(첫째) 운동화는 너무 낡았는데 새로 하나 사고 말껄…… 궁시렁 거리며 잘 지지 않은 검은 때를 빡빡 문지르고 있는데 점점 **(셋째)이가 욕실로 그대로 돌진해서 올 요량으로 성큼성큼 칭얼거리며 기어오고 있었다. 대충 헹구고 말았다. 역시나 깨끗하게 빨 수는 없다…
“여성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지난 달 “새로운 연구지가 온다”에서 저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것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하면 지나치게 범위가 넓습니다. 최소한의 범위를 설정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중구난방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동료들에게 이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의논한 끝에 올 한 해 집중해서 만날 사람들의 범위를 대략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여성’입니다. 올 한 해 이 …
새로운 연구지가 온다<Seize Life: 日常生活硏究>(이하 “씨즈 라이프”)를 소개할 때 자주 들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제목을 뭐라고 읽어야 하나요?”라는 것입니다. 가끔 신학대학교 도서관에서 연구지 관련 문의 전화가 왔을 때도 제목을 제대로 읽는 비율은 50% 이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종종 (사적 교류가 있었던 사람에 한해) “독일어에요. ‘자이체 리페’라고 읽으시면 됩니다”는 농담으로 반응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듯, 연구지 창간사에는 “제호 “Seize Life”에 대한 변명(辨明)”이라는…
일상을 배우다. 나누다. 새롭게하다(권은선, 일상학교 울산 모임 참가자) 내 나이 33살, 신랑은 28살. 조금은 세월의 격차를 안고 결혼한 지난 2016년의 봄. 처음에는 주말부부로 떨어져 1여년을 보냈다가, 함께 보내게 된지 6개월이 지나가는 가을이다. 요즘 우리 부부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일상학교’ 모임처럼 함께 낭독을 하거나 각자 책 읽는 시간을 갖는 게 하루의 일과처럼 되어가고 있다. 부부가 함께 책을 읽는 낭만적인 결혼생활의 모습을 생각하고 그런 삶의 모습을 바라고 있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함께 책을 읽는다는 건 정말…
반복되는 일상과 변화하는 일상주인영주부5년차 주인영입니다. IVF 사무간사를 4년 동안 섬기고 사임과 동시에 주부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순간마다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간사 사임 이후 일반 직장인으로 다양한 사람과 경험을 통해 다듬어 가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3년의 신혼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신혼이 좋다는 말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3년의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연애하듯 남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과 두려움이 저의 삶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늦깎이 직장인의 바람한진(파견음악강사, 본 연구소 홍정환 연구원 부인)저는 늦깎이 직장인입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캠퍼스 선교단체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었고, 졸업 후에는 다른 선교단체에서 간사로 활동했습니다. 온실 속 화초처럼 기독교 단체 내부에서 20대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목사가 될(지금은 된) 남편을 만났습니다. 당연히 보통 교회의 사모로 살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번번이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 길을 선택했고,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는 돈을 벌며 자기는 나름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결국 저는 뒤늦게 직장 생활을 시작…
나다움이 먼저다이운우(공간 나다움 대표, 진로 상담 전문가)대학생 시절 정말 부러웠던 사람이 있었다.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어서 다른 사람과 길게 대화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나였기에 나이 많은 사람과 스스럼없이, 그것도 유머까지 섞어가며 대화를 하던 교회 후배는 나에게 늘 대단한 사람이었다. 가끔 후배의 말하는 스타일이나 재미있는 유머까지 기억해 두었다가 써 먹을 요량으로 적어 두었던 기억도 있다. 그러나 그걸 그대로 사용하려고 하니 더욱 어색한 상황만 되었던 부끄러운 경험이 있었다.한번은 강의 중에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하는…
미션얼 동행최무훈 목사, 마산동광교회2013년 4월, 해운대 미래교회에서 선배들에게 말로 ‘뭇매’를 맞는다.이유는 다분히 나에게 있었다. 이유라고 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교회관’에 관련해서다.차분하지만 추상같은 비판이었다.이것으로 나는 미션얼 운동을 접하게 된다.미션얼 운동을 시작한 계기치고는 고상하진 않은 듯하나, 나에게 이 사건은 감사이지 않을 수 없다.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나는 또 한 번의 뭇매를 맞는다.‘세상의 변화를 위해 살아간다’라고 하는 내가, 세상에 대하여 너무나 무지할 뿐만 아니라 아예 무관…
시간도 많고 청소년 학습에 관심이 많아 집 근처 청소년 복지관을 방문했다. 봉사자로 등록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해야 했는데 ‘직업’ 란에 ‘무직’이라고 썼다. 글로 나의 상태를 ‘직업 없음’으로 표현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또 청소년들이 내게 ‘선생님은 직업이 뭐에요?’라고 물어볼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얼버무렸다. 어려운 질문이 아니었지만, ‘무직’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책임하고 게으른 느낌까지 전달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많은 사람이 ‘취업준비생’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무직’보다 ‘학생’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