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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딜,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 7.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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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한신
댓글 0 건 조회 4,651 회
작성일 12-11-2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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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IM 자료] / 요약 : 정한신

윌리엄 딜, 월요일을 기다리는 사람들, IVP, 1998

정사와 권세

7. 기관

우리는 조직체 내에서의 자신의 역할 기능에 너무 함몰된 나머지,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눈이 멀어 버리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서 지역 공동체에 닥친 자연재해에 대하여 넓은 시각으로 관심을 가지기보다 자기 회사, 자기 사업의 피해에만 관심을 가지는 행태는 지극히 근시안적인 것이다.

이렇게 소속된 기관의 바깥은 보지 못하는 근시안이 사업과 산업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조직체를 결성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근시안은 교회 내에도 존재한다.

무수히 많은 조직체들

인간은 사회적 존재다. 일을 성취하기 위해 그리고 소속하고자 하는 욕구를 채우기 위해 인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조직체와 기관을 만들어 내었다.

각각의 조직체와 기관은 모두 나름의 존재와 개성과 생활 양식을 지닌다. 이런 조직체들은 단순히 그 구성원들의 총계가 아니다. 조직체는 그 구성원들의 삶과 성장과 죽음과는 완전히 별도로 자체의 삶을 영위하고 성장하고 때때로 사멸한다. 그것들은 진정 정사들인 것이다.

우리의 직업이 시간과 정력과 충성을 요구하듯이, 우리가 소속된 모든 조직체와 기관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닥치는 대로 집어삼키려 하며 우리의 개인적인 복지 문제 따위는 신경 쓰려 하지 않는다. 만일 우리가 그렇게 헌신하려 하기만 한다면, 그들은 우리의 모든 시간, 모든 정력, 모든 충성을 기꺼이 받으려 든다. 우리는, 다른 모든 것을 다 팽개치고 심지어 가족까지 팽개치고 클럽이나 협회나 운동 단체에 삶 전체를 다 쏟아 붓는 사람들을 알고 있다.

참으로 인간은 매순간 이렇게 다양한 권세들이 동시에 제기해 오는 요구들과 그들이 벌이는 쟁투에 의해 사방으로 포위되어 있다. 그 권세들 각각은 인간들로부터 삶 자체를 낚아채서는 우상 숭배적인 봉사와 충성을 요구하면서, 그들로부터 시간, 관심, 능력, 노력을 강탈해 차지하며 그들을 지배하려 든다. 이러한 혼란의 와중에서는, 한 인간이 자신을 소유하려 드는 그 우상들의 실체를 파악하는 일도 대단히 어려워진다.”(윌리엄 스트링펠로우)

역설적이게도, 고상한 목적을 가진 조직체들이 우리 사회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어떤 대의나 이념, 종교 혹은 가치 있는 사회 운동에 완전히 사로잡힐 경우, 사람은 그 열성에 그만 광신주의로 쉽게 빠져들 수 있다. 그리고 광신에 사로잡힌 사람은 급기야 이 세상에는 오로지 한 가지 대의, 한 가지 이념, 한 가지 계시된 진리만이 있을 뿐이라는 확신에 이르게 된다.(: 히틀러의 광신주의)

광신자는 끊임없이 불완전하고 불안정하다. 그는 자신의 자아- 거절 당한 자아-의 힘으로는 자기 확신에 도달할 수 없기에, 무엇이든지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거기에 열성적으로 매달림으로써 자기 확신을 가지려고 한다. 이러한 열성적인 집착이 바로 그의 맹목적인 헌신과 종교성의 본질이다. 그는 그것 안에서 모든 미덕과 힘의 근원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의 그러한 일편 단심은 어떻게든 살기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는 쉽게 스스로를 자신이 고수하는 그 거룩한 대의의 지지자요 수호자로 본다. 그래서 그는, 그것이 바로 자신의 사명임을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기 위해 기꺼이 삶을 희생한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것이다.”(에릭 호퍼)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어느 누구도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자들이다. 우리가 가치 있는 존재임을 확신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오로지 사랑과 용납이라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선물을 통해서이다. 자신의 가치가 어떤 대의에 대한 헌신을 통해서 증명된다고 믿는 사람은 악마적인 권세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정치 조직

정치 조직의 가장 근원적인 목적은 사회에 전반적인 복지를 제공하는 일이다.

정치가 경멸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조직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지적이고 책임성 있게 정치 과정에 참여하는 일은 중요하다.

마크 깁스는 세속 권력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전 영국 외무부 장관이었던 데이비드 오웬의 말을 인용하는데, 그는 말하기를 나라를 위해 자신의 손에 더러운 흙을 묻히는 것이 바로 정치인들의 소명이요 짐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깁스는, “우리가 정치에 관여하고 있는 동료 그리스도인들을 존경하고 지지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정치가 더러운 흙탕인 까닭은, 수많은 정사와 권세들이 지배를 위한 쟁탈전을 벌이는 전쟁터가 바로 정치판이기 때문인 듯하다. 정당들은 정부 조직에 대한 지배권을 얻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 정부의 기관들은, 법률을 통과시키고 집행하며 범법자들에게 벌을 줌으로써 이 지배권을 행사한다. 사법 기관은 재판을 함으로써 지배권을 행사한다. 정치판은 수많은 이데올로기들-연방주의, 주 정부 권한 확대론, 자본주의, 사회주의, 시민적 자유, 환경 운동 등-이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장소이기도 하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정치 조직에 참여하기를 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를 지배하려 드는 악마적 세력에 대해 인식하고 이해하는 일 역시 필수적이다.

최근 미국 정치판에 새롭게 대두된 한 추세는, 특정안 중심 정치(single-issue politics)의 발흥이다.

핵 반대’, ‘돌고래 보호’, ‘낙태 반대’, ‘낙태 옹호’, ‘무기 소지 반대운동과 같은 특정안 중심 정치 운동이 미국 사회에서 합당한 자리를 갖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즉 그러한 운동, 조직, 세력들 역시 자칫하면 자기 나름의 생명을 가지고 성장해서 사람들을 더욱 지배하려 드는 세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특정 이익 집단과 특정안 중심 정치가 가진 부정적 성격은, 이러한 운동의 지지자들이 정치 지도자들을, 오로지 자신들이 관심을 가지는 특정 이슈에 대한 그들의 입장에만 근거하여 판단할 때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칭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특정 문제에 대해서 자신들과 다른 잘못된 쪽으로 투표했다는 이유만으로 능력 있고 성실하며 헌신된 국회의원들을 사정없이 사장시켜 버리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사회 봉사 조직

각종 단체에 속한 사람들은 조직체의 성격상, 시간과 정력과 충성을 쏟는 만큼 그 목표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렇게 각 단체들마다 자신의 사명에 헌신되어 있으므로, 그 단체들 전체를 아우르는 전반적이고 단합된 사회 봉사 활동을 계획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지역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각 단체의 열정으로 인해 오히려 그 지역 사회의 전반적인 복지가 손실되는 것이다. 심지어 점잖고 인격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단체를 위해 사기 행위까지 벌이기도 한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개인적으로 고수하는 윤리마저도 기꺼이 굽히는 것이다.

종교 조직

종교 조직도 우리를 지배하려 드는 정사들의 목록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교회는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교회 내에 존재하는 여러 교단들이나 그 교단들 내의 어떤 분파들이나 지역 교회 회중 모임들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교회란 첫 부활 아침 이후 오늘까지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장소에서 존재해 온 신자들의 신비스런 연합체를 뜻하는 말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을 선언하는 모든 종교 조직체의 모든 회원의 단순한 총계 이상이다.

여기서 다루는 종교 조직이란 기독교 신앙이 자라고 퍼짐에 따라 발달해 온 다양한 제도적 집단들을 가리킨다.

이러한 종교 조직체들 속에도, 정사와 권세들은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오늘도 건재하다.

지역 교회 모임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말씀과 성례를 중심으로 모여 찬양과 기도, 교육과 친교, 상호 도전과 격려를 통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역사를 위한 통로가 되어, 월요일에 각자 제사장으로서 세상 속으로 흩어져 들어갈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거의 예외 없이, 지역 교회들은 조직 자체를 유지하는 일에만 온통 붙잡혀 있는 실정이다. 주일 아침만 모든 것이 잘 돌아간다면,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동적으로 나머지 평일 동안 그들의 사역을 잘 감당할 것이라는 가정이 팽배해 있는 듯하다.

직업이라는 정사처럼, 종교 조직이라는 정사 역시 시간과 정력과 충성을 요구한다.

정치 조직이든 사회 봉사 조직이든 종교 조직이든, 악마적 정사의 힘은 어디에나 퍼져 있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조직체를 있는 모습 그대로 인식해야 한다. 조직체란 다 위험한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은 고상한 이상을 가지고 우리를 미혹하고 매혹시키는 조직체들일 것이다.

토론 문제

1. 당신이 가장 헌신하고 있는 조직은 어디인가? 어떤 상황에 대해 그 조직의 관점에서만 생각하다가 조직 바깥에서 일어난 중요한 일을 깨닫지 못한 적이 있는가?

2. 자신이 속한 조직에 국한된 좁은 시야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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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울산점장 정한신(greenecho7@gmail.com)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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